벌써 10년도 더 전의 일이 되었네요.
아직 나이가 한자리 수(적어도 7살 아래)에다가 전세를 얻어사고 있었어요.
거기서 꽤 오래 살았는데, 보통 검은대문집이나 성당 바로 앞으로 설명이 가능했어요.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날 혼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 살던 전세집에는 시멘트(?) 그냥 회색 바닥의 마당이 있었는데,
마당에서 대문을 향해 서서 봤을 때 왼쪽에 보면 약간 공간이 있습니다.
벽 빈공간 ㅡㅡㅡㅡㅡ대문ㅡㅡㅡㅡㅡ화단
벽 빈공간
창
문
창 빈공간 마당
문
화단
우리집
현관문 마당 화단
주인집=2층 가는 계단 앞
벽
옆집
뭐 대충 이런 식이었는데, 설명이 될 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튼 저 빈공간은 저의 공간이었습니다.
소꿉놀이를 위한 도구가 있었나 정확히 기억이 잘 안 나는, 아니에요. 없었네요.
나중에 샀던 것 같아요. 대신 오빠가 타고 다니던 자전거는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하여튼 전 아마도 놀이터에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때 입었던 옷은 요란한 무늬가 있는 형광녹색
(우리가 보통 학교 앞 문구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노란?연두? 형광펜 색깔) 원피스였어요.
호박팬티도 입었었어요! 방금 떠올랐네요.
저 빈공간에, 어떤 남자가 쭈그리고 앉아있었어요.
청바지였던 것 같고, 확실한 건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뿔테였나 싶어요.
남자가 거기에 앉아있다가, 제가 대문 안으로 들어와서 현관문으로 가고 있는데,
저를 불렀어요.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기억하면 저 아마 천재일듯...
하여튼 그래서 봤는데 푸세식에서 똥싸는 자세로 앉아있는 남자가 있어서 봤죠.
남자가 저한테 그, 어릴 적에 생식기의 명칭을 알게 되면 제일 처음 아는 그 단어 있죠?
여자꺼요.
그걸 보여달라고 했어요. 보여줄래? 했었나? 경상도 사람 같지 않은 좀 부드러운 말투?
저는 잠깐 멈칫했다가 원피스 치마부분을 들어올렸어요.
근데 그 때 집 안에 있던 엄마가 창문을 열었어요.
엄마가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죠. 창문을 여는 순간이었나, 아니면 엄마가 말을 하는 순간이었나
남자가 빠르게 대문 밖으로 뛰어나갔어요.
.
.
.
저는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갔죠.
안방에는 아직 학생이었던 막내 삼촌이 벽쪽에 앉아있었나?
엄마는 옷장 앞에 한쪽 다리는 세우고 한쪽다리는 눕히는 그 안방마님 자세?로 있었어요.
저는 엄마 정면에 무릎꿇고 앉아서 그런 건 안돼는 거라고 교육을 받았어요.
끝입니다.
시시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