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만 눈팅해서, 글을 쓰려면 어느 게시판에 써야 하는지 몰라요. 이런 글은 어디 써야 하나요?
가끔 눈팅하다보면 현재 편돌이, 편순이로 근무중이라는 글이 가끔 보이더라구요.
사실 편돌이, 편순이란 말도 최근에 알았어요...^^;
알바하다보면 사기꾼들이 와서 돈을 갈취해가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요, 이게 알바 초보들이 있는 매장엔 귀신같이 알고 와서 사기를 칩니다.
말빨들이 너무 좋아서 당하고나서야 '내가 지금 뭘 한거지?'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일 흔한걸로는 "나 사장 친군데~"로 시작해서 여기서 돈을 받아가랬다고 하는 경우가 있고, 마트 직원인데 사장님 집에 쌀 배달해놨는데 여기서 돈을 받아가라고 하셨다... 등등 그리고 10년쯤 전에 성행했던 소화기관리 사기등이 있어요...
이제 그런건 많이 알려져서 잘 사용하지 않는 수법이고....
아주 기발하고 혀를 내두를만한 사기수법 위주로 몇가지만 소개할께요.
힘들게 알바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눈물 흘리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에 알리는거예요~
사례1. 시간차 어택
제가 보거나 듣거나 겪은 수법 중 가장 기발하고 치밀한 수법입니다.
일단 두명 이상 근무중이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매장이 타겟입니다.
두 명이 근무중이라면 보통은 점주와 알바인 경우고 그게 아니라도 한명은 고참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점주보다는 두 명 모두 알바인 경우에, 또한 가까운 곳에 학교나 관공서, 큰 오피스 건물 등이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수법입니다.
일단 회사원 포스의 손님 둘이 들어옵니다. 편의상 손님1, 손님2라 할께요.
큰 PET음료수 몇개랑 비싼 과자들 몇개, 1회용 은박 접시등 간단한 다과회나 야유회에 어울릴만한 상품들을 잔뜩 고릅니다.
보통 제일 큰 봉투 2~3개에 가득 담길 정도로 부피는 크면서 무게는 혼자서도 충분히 들 수 있는 정도.
화투나 카드 등 비싼 잡화 몇개 고르면 편의점에서는 금방 십만원 넘어갑니다.
고르면서 서로 시간없다~, 빨리 골라라~ 등 재촉을 합니다.
포스에 다 찍고나면 서로 돈을 안 챙겨왔다면서 "우리가 지금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출발해야 하는데 조~오기 학교(또는 ㅇㅇ증권 등 가까운 큰 건물)에 근무하는데 한 분이 같이 따라와서 돈을 받아가면 안되겠냐?" 라고 얘기합니다.
고참급 알바는 한방에 십만원 넘게 팔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러겠다고 하고선 자기가 따라나서든지 신참을 보내든지 하겠죠...
그렇게 손님1,2와 알바가 같이 길을 나섭니다.
중간쯤 가서는 손님1이 "나는 김밥 사서 빨리 쫒아갈께~" 또는 "맡겨놓은거 찾아서 가지고 갈께~" 등의 핑계를 대고 다른 길로 빠집니다.
빠져서 손님2에게 전화를 하죠. 손님2는 같이 가던 알바가 들을 수 있게 통화를 합니다.
"그래? 부장님이 다 사왔다고? ..... 그럼 이건 어떻게 해? ....... 지금 출발?........." 등등 연기를 하고 전화를 끊고 나서는 같이 가던 알바에게 사정을 얘기합니다.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부장님이 대형마트에서 다 사오셨대요....", "저희 한달에 한두번씩 꼭 회식하고 야유회 나가니까 다음번부터는 제가 얘기해서 꼭 여기서 계속 사는걸로 할께요.....", "정말 죄송해요...."
따라갔던 알바는 "할 수 없죠 뭐... 그럼 다음에 와주세요...^^; " 하고선 가지고 가던 봉투들을 들고 돌아서죠...
위의 통화와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먼저 빠졌던 손님1은 이미 편의점으로 다시 왔습니다.
남아있던 직원에게 얘기하죠... "아까 저희가 깜박하고 담배를 안 샀어요~^^; 던x 다섯 보루랑 말보x 다섯보루만 주세요~ 돈은 그 알바분한테 같이 드릴께요~"
남아있던 알바는 거의 아무 의심없이 담배를 줍니다.
동료 한 명이 사무실까지 따라갔기 때문에 못 받을거란 생각은 전혀 못하죠...
그 손님1은 담배 10보루를 들고 늦었다며 서둘러 나가요.
잠시 후, 따라갔던 알바가 물건들을 들고 돌아옵니다.
"어? 왜 다시 가지고 와?"
"아... 지네 부장이 다른데서 사왔다고 취소한대... 자주 이만큼씩 사니까 다음부터 꼭 우리한테 산다고 했어..."
"어? 그런데 나중에 가져간 담배는?"
"담배? 무슨 담배?"
"........................................."
"....................................................................."
처음 골라서 가져갔던 물건들을 가지고 돌아오는 동안 담배 10보루를 사기당한 겁니다.
오래전 제가 아는 매장에서 실제로 당한 수법이예요.
영화에서나 나올만큼 치밀한 수법이라 생각합니다.
사례2. 담배 떼기
이 수법은 편의점 물류가 낮에 들어오는 매장일 때 사용합니다.
편의점 물류가 들어올 때 보통 잡화들은 바구니에 담겨서 들어오고 담배는 라면박스보다 좀 큰 담배박스에 담겨서 들어옵니다.
이게 한 박스에 50보루가 들어가요.
물류를 받은 알바는 전표를 보고 바구니를 뒤적뒤적 해가며 상품들이 맞게 들어왔는지 확인을(검수라 합니다)한 후 진열합니다.
보통 담배가 아주 적게 들어오는 매장이 아닌 경우에는 한 박스 넘게 들어오죠.
(담배를 직배로 받는 매장도 있고, 매출이 적어서 담배가 적게 들어오기도 하지만 제일 보편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니 딴지 금지입니다....^^)
오후 알바라면 근무 중에 케이티엔지나 던힐, 말보로 등 담배 회사의 영업사원들이 자주 방문을 했을겁니다.
보통 회사 점퍼를 입고 다녀요.
한창 검수 중일 때 회사원 차림의 남자가 등장합니다.
양복 바지에 상의는 점퍼를 입고 있는데 왼 쪽 가슴에 KT&G 로고가 박혀있어요.
안녕하세요~? 라고 크게 인사를 하며 들어온 남자를 보고 알바는 아... 케이티엔지 담당이구나... 하고 생각을 합니다.
평소에 오던 사람이 아니지만 담당이 바뀌었나... 하고 별 의심 안하겠죠,,,
"점주님 안계신가요?"
"네... 요즘 밤에 나오시는데요?"
"담배 한 박스 빌리기로 한거 주문 해 놓으신다고 했는데......"
하면서 슬금슬금 조금 전에 들어온 담배 박스 근처로 갑니다.
알바는 '난 전달받은게 없다...'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통 박스에 세로로 보루가 꽂혀있고 박스 윗부분은 열려 있습니다.
담배를 보루 단위로 몇 번만 본 적이 있다면 슬쩍 보고도 어떤 담배가 몇보루 있는지 파악이 되죠.
눈으로 파악을 하면서 입으로 말합니다.
"던ㅇ 여섯보루, 팔리야ㅇㅇ 1mm 두 보루, 에쎄멘솔 두 보루...... "
담배 박스에 있는 담배를 이제 세어본다는 듯이 손으로 만지며
"이거 맞네! 던ㅇ 여섯보루, 팔리야ㅇㅇ 1mm 두 보루........ 맞아요 이거~" 하면서 알바를 보고 미소를 지어줘요.
그럼 알바는 방금 이 케이티엔지 직원이 말한대로 담배가 들어있으니 믿어버립니다.
사실은 먼저 세어보고 말한건데도 열이면 열 다 속아요.
"다 맞게 주문 해 주셨네~~~, 이거 내일 밤에 갖다 드리기로 했으니까 지금 가져갈께요~"
하고 박스채 들고 갑니다.
그 와중에 "ㅇㅇ플러스는 다른데서 빌렸으니까 놓고 갈께요~"
하며 일부를 빼놓고 가는 경우는 정말 의심하기 쉽지 않죠.
한 갑에 2500원 짜리 기준으로 한 박스면 125만원입니다.
이 수법에 당한 알바가 주말 알바라서 당한 금액의 반만 점주에게 변상 했는데도 두세달치 급여가 들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데 한쪽 손에 붕대를 감고 있어서 계속 쓰기가 힘드네요..
최근 단골 편의점에서도 사기를 당했다길래 알바하는 분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억나는 것들을 끄적여봤어요.
사기를 안 당하는 제일 중요한 방법은 큰 돈이나 많은 물건이 나갈 때는 무조건 직접 점주에게 전화해서 확인하는 거예요.
자다가 전화를 받더라도 그런 확인전화에 짜증내는 점주는 아마 없을겁니다.
전화받는 당시에는 뭐 그런것도 알아서 못하고 일일이 확인하냐고 짜증을 내더라도 나중에는 듬직하게 생각할거예요.
힘들게 일해놓고 그 댓가를 허무하게 날리는 안타까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