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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둔화가 가져온 새로운 세대 교체 문제 by facebook_주진
게시물ID : lovestory_77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
추천 : 1
조회수 : 5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14 18: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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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둔화가 가져온 새로운 세대 교체 문제>

아내 친구 중에는 대학 교수가 많다. 아내 말로는 하나 같이 양심적이고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제 모임에서 자기 친구가 말한 것을 그가 전해주었다.

시내 모 대학 인문학과 교수인 아내 친구에 의하면 자기 학교에서 사람을 뽑는 중이라고 한다. 조교수가 아니라 부설 연구소 연구원을 뽑고 있다. 최종 후보자가 세 명으로 좁혀져 동료 교수들과 인터뷰를 했다.

우연히도 세 명 모두 외고를 나와 직접 유학을 갔거나 국내 대학을 1~2년 다니다가 미국 대학에 일찌감치 전학 갔던 사람이라고 한다. 각각 하바드 박사, 예일 박사, 시카고 박사였다. 그것도 꾸역꾸역 겨우 박사 학위 하나 받아낸 자기들과 달리 이미 학자로서 발표한 우수한 논문들도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너무 훌륭한 사람들인데 그 중의 하나만 뽑아야 하고, 그것도 교수도 아닌 자리를 준다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인터뷰를 같이 하고 있는 동료 교수들을 둘러봤다고. 갑자기 자기 동료들이 미워지고 자기 자신이 창피했다고 한다. 그가 보기엔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는 50대 교수들이 (자기 포함) 응모한 30대 중반인 젊은 학자들에 비하면 학자로서의 실력이 떨어진단다. 그런 주제에 자기들은 교수랍시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이들을 뽑는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한다. 자기들은 고성장 시기에 대학교 자리가 빠르게 늘면서 비교적 쉽게 자리를 잡았는데 지금 세대는 좋은 실력을 갖고도 취직이 안되니 말이다.

그 모임에 같이 있던 다른 교수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였단다.

자기들은 나이가 50이 넘으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서 공부를 해도 진척이 없다고 한단다. 그래도 그나마 남에게 쓸모가 있으려고 학생 수업에 더 신경을 쓰고, 동아리 담당이나 보직 교수일도 더 열심히 한단다. 그렇지만 자기들보다 훨씬 잘 배운 젊은 신진학자들이 자리를 못잡고 있는데 자기들은 한국이 낙후되었던 시기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앞으로도 10년을 더 교수직에 있을 것이 못내 미안하다고 했단다. 차라리 조기 은퇴라도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라는 얘기도 나왔단다.

아내는 그런 얘기를 전하면서 그래도 자기 친구들이 그런 양심이라도 있는 것이 대견했다고 했다.

메리토크라시라는 측면에서 한국은 이와 같이 새로운 문제를 안고 있다. 고속성장을 하면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했다. 지금 높은 자리에 있거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때 큰 사람들이다. 아무리 한국이 엘리트 선발과 육성에서 비합리적이라고는 해도 전체적으로는 동년배들 사이에서는 평균적으로는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비교할 때 얘기다. 세대간 비교를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후배들 능력이 더 뛰어나다. 어릴 때부터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고, 학문을 배웠고, 사회 경험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좋은 훈련을 더 일찍 받았다.

나는 한국에 90년대 중반에 돌아온 후 몇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에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나보다 10년 위인 상사들 보다 내 또래 직장인들이 확실히 더 우수했고, 나보다 10년 아래인 후배들이 우리 세대들 보다 더 우수했다. 더 많이 알고, 더 개방적이고, 더 유연했다. 세월이 지나면 이들이 지도층이 된다. 또 그들 아래 세대는 그들보다 더 낫다. 그러면 그것만으로도 사회가 저절로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그런데 실제는 이런 시나리오처럼 흘러가지 않고 있다. 나이 많은 세대의 은퇴 연령이 길어지고 있다. 저성장이 예상보다 빨리 닥치면서 젊은 세대가 취직할 좋은 직장 수가 줄어들고 있다. 직장을 다녀야 현장 경험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아예 직장에 못 들어가니 장기적으로는 동세대 인구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경제학적으로 이것을 빈티지 캐피탈이라는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즉 각 자본재는 태어난 시대의 기술을 체화한 것이라서 언제 생산된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포도주 처럼 각 자본재에 생산연도를 붙여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량의 단순 합이 아니라 제조 연도 별 구성과 노후화 속도를 따져봐야 한다.

인적 자본도 그렇다. 언제 키운 인재인지를 살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교육 기술 수준이 낮은 시절에 길러 낸 인력이 너무 오래 직장을 다니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그동안 고속 성장을 해서 그 인력들이 자랄 때보다 지금 세상이 크게 달라져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시대에 뒤떨어져서 쓸모가 없게 된 자본재는 도태시켜야 한다. 고철 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다. 복잡해진다.

유일한 대처 방안은 재교육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그 인력들을 계속 재훈련시켜서 시대에 맞는 인력으로 다시 키우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작업에 소홀했다. 한국 회사의 직원 훈련 프로그램은 너무 허술하다. 끽해야 과장급까지만 그런대로 육성 프로그램이 있고 그 이상이 되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리더쉽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

그런데 고속성장 시기가 저속성장 시기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생각하지도 않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력 문제다. 능력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자기들보다 더 뛰어난 후배들은 지휘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자리를 안 비켜주고 있기도 하지만 옛날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 정부의 지도층이다. 뼈속 깊이 시대착오적이다. 30년 전 얘기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그 때 자랐으니 그렇다고 하기엔 동년배들 사이 중에서도 유독 더 뒤떨어진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젊은 층이 질색을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정당 정치인들도 그러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젠 자기만 내세우려고 하지 말고 후배들을 발탁하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데 새로운 세대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기업 지도층도 마찬가지다. 점점 노령화하고 있다. 사람 키우는데 인색하다. 예전보다 희망퇴직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낮아지고 자기 미래도 불확실해지니까 직원을 단기 실적 올리는데만 이용한다는 느낌을 주는 경영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내가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느낀 것인데 지나놓고 나서 유일하게 남는 것은 사람이다. 남들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훌륭한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키워서 나중에서 그들이 성공해 있는 것을 보는 것만큼 의미 있고 보람 있는 것이 없다. 내가 있으면서 무엇을 했는가는 지나가면 그만이다. 그보다는 인재 육성이 더 오래간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거치적 거리는 사람들도 과감히 치워야 한다.

한국이 원래 갖고 있던 가버넌스의 비합리성이 급격히 들이 닥친 저성장 국면과 맞물리면서 한국 사회에 전혀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내 또래 사람들이 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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