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있던 곳은 대전옆에 충남 계룡대.
뭐 별로 눈이 안 오는동네네? 하겠지만, 전후방 가릴 것 없이 군부대는 눈이 잘 옵니다. 전남 장성에서 후반기 할때도 눈이 많이 왔었지요... ㅠㅠ
아무튼 공병 중장비 특기라 제설을 하는데, 참...
타 부대는 제설을 하는데, 30분 조기 기상및 눈삽과 넉가래, 빗자루를 이용했지만
저희는 공병 장비과 답게 중장비로 제설을 했습니다. ㅎㅎ
근데 새벽 3시부터...
운전병들은 히터 빵빵하게 나오고, 라디오까지 나오는 제설차량으로 제설을 했지만
저희 중장비병들은 왕고(굴삭기로 제설차 흙퍼줌)를 제외하고는 투고, 쓰리고는 제설용 고무삽날로 삽날 교체한 구레이더로
계룡대 전체를 쓸고 다녔습니다...
열심히 도로 쓸고있는데, 타부대 인원들이 저희 보고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고는 저희 지나가자 마자 다시 막사로 들어가는 걸 보면
하...
거기다가 중장비는 히터도 안나와 양말 3겹을 껴 신어도 발이 얼어붙습니다.
계룡대 다 치우고 영외 군인 아파트 지역까지 다 쓸어주고 나서 8시쯤 복귀 구레이더에서 내리면 언 발이 녹아버리는 마법도 경험했죠;;;
추가로 8시에 식당가면 밥 없어서 식당에서 컵라면 받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뭐 제설 별거냐고 묻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제설은 작업이 아닙니다.
제설은 작전입니다.
눈 보면 좋다고요? 군대 다녀와서 배운 기술로 학교 치워달라고요?
3일간만 눈오는 군부대로 병영체험 다녀오시길 권유합니다.
국군의 3대 주적이 간부, 북괴, 그리고 눈 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