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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가장 욕심을 많이 내는 거래
게시물ID : lovestory_775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케선
추천 : 3
조회수 : 9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2/13 10: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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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가장 욕심을 많이 내는 거래
 
 부부관계는 사랑으로 맺어졌다고 흔히 말하지요? 그러나 실제로 부부가 사랑으로 맺어진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백에 하나 있을까, 말까에요.
 
 그럼, 부부는 무엇으로 맺어질까요? 대부분의 경우 극도의 이기심으로 맺어집니다. 인간관계 중에서
이기심이 가장 많이 투영되어 맺어진 관계가 부부관계예요. 여러분이 지금까지 알았던 것과는 정반대죠?
 
 결혼 문제를 두고 당사자와 부모 사이에 늘 갈등이 생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혼 당사자는 아직 젊고 세상을
살아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결혼 상대를 정할 때 '내 맘에 드는가, 안 드는가'를 우선순위로 둡니다. 그런데 부모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기준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야, 사랑 그거 별거 아니더라.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더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서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순서가 다릅니다. 그러니까 상대를 평가할 때 부모는 경제력에 가산점을 많이
주고, 결혼 당사자는 자기와 성격이 맞는가, 사랑하는가에 가산점을 많이 줍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 간에 견해 차이가 아주 뚜렷해요. 부모가 괜찮은 사람이라며 어디서 소개 받아 만나게 해주면,
자식은 나가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그런데 본인들이 마음이 맞아 죽고 못 살아서 데리고 오면, 부모가
보기에 영 아니에요. 이것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할 때도 여러 가지 조건을 내세워 순위를 매기고 평가합니다. 상대가 한 부분이라도 자신보다 낫기를
바랍니다. 남자는 여자를 평가 할 때 외모와 나이에 가산점을 많이 줍니다. 여자는 남자를 평가할 때 연봉과
경제력에 가산점을 가장 많이 줘요. 어쨌든 종합 점수를 매겨서 자신보다 나아야 만족합니다. 자신보다 못한 상대
를 고르는 사람은 없어요.
 
 결혼을 한 후에도 계속 계산을 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면 여성 입장에서는 가장 큰 문제
아니겠어요? 옛날엔 남자가 바람을 피워도 남자 없으면 여자 혼자 살 수가 없었잖아요. 경제력이 없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여자 혼자서도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나하고 사는 것보다 다른 여자 만나는 게 더 좋다는데
굳이 그런 인간하고 살 필요가 없지요. 배신한 남편에게 나쁘다고 말할 것도 없이, "당신 행복을 위해 가라"고
말한 다음 깨끗이 헤어질 수 있죠. 그러면 뭐 고민할 게 있겠어요.
 
 그런데 왜 고민할까요? 지금 남편과 사는 조건이 괜찮으니까 고민하는 겁니다.
또 계산을 해요. 애들 문제가 있으니까요.
'애 하나 데리고 혼자 살아도 지금 신통치 않은데 애를 둘이나 데리고 어떻게 혼자 사나.'
또 계산을 하지요.
 그냥 놓아주고 가려니까 살아온 정 때문에 그럴수도 없어서 망설입니다. 남자를 봐주는 게 아니고 자기 머릿속으로
이해관계를 계산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인간관계보다 결혼관계가 가장 욕심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하고는 원수가
잘 안되는데 부부지간에는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서로의 욕심, 서로의 기대가 커서 욕심이 충족되지 않으니
실망도 큰 거예요.
 
 결혼해서 살아보면 기대와 달리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렇게 손해 보고 어떻게 살아'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상대가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다, 성격이 나쁘다, 바람을 피웠다 등 여러가지
이유입니다. 이것들을 가지고 손익 계산을 합니다.
 
 왜냐하면 결혼할 때도 한 가지만 보고 결정한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계산해서 선택했잖아요. 저 사람은 키는 좀
작지만 돈이 있다든지, 돈은 없지만 인물은 괜찮다든지. 이렇게 종합 점수를 가지고 선택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혼할 때도 한 가지만 갖고 결정하진 못하잖아요. 종합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이것은 괜찮고, 저것은
문제고, 계산이 복잡한 거예요. 그래서 빨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요. 결혼할 때도 계산하느라 망설였듯이 이혼할
때도 이것저것 계산하느라 망설이는 겁니다.
 
 이와 달리 사랑한다는 건 뭘까요? 어릴 때부터 한 동네에 살며, '오빠, 동생' 하면서 정이 들고, 또 살다 보니 애
낳고 정이 들었다면 다른 게 눈이 안 들어옵니다. 정이 들면 눈이 어두워져요. 그러니까 부모가 볼 땐 "쟤들이 정
때문에 제대로 못 본다." 이렇게 말하는 거고, 본인들은 이것을 "사랑이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이 들면 계산을 떠나요. 눈을 가리거든요. 그래서 이해관게를 따지는 게 좀 약해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부관계는 욕심과 계산으로 만나서 살기 때문에 갈등은 필연적이에요. 이때는 '부부관계란
그렇다'는 것을 서로 알아야 합니다. 만약 남편이 뭔가 약간 속인 게 있다고 생각될 때, 예를 들면 학벌도 약간
속인 것 같고 재산도 약간 속인 것 같을 때 '저게 나를 속였구나'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아, 속아 줘서 이렇게
우리가 만나게 됐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속이지 않았으면 만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고맙게 생각할
일이지요.
 
 부부가 살면서 죽을 때까지 말 못 하는 게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말 못 하는 게 있어요. 약간 속이면서
접근한 게 있기 때문이에요.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내야 하는 게 있어요. 작은 키 같은 것은 끝까지 속일 수가
없잖아요. 그러나 그 외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것들은 끝까지 움켜쥐고 갑니다.
 
 그렇게 한 10년, 15년 살다가 상대가 그걸 알게 되면 어때요? 난리가 나지요. "15년 동안 나를 속였다"라고 원망하면서
펄쩍 뜁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가 그걸 숨겨 줬기 때문에 15년이나 살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숨긴 것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그렇잖아요.
 
 이기적으로 접근하는 인간관계에서 그렇게 하지 않고는 부부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시시콜콜 따지려 들면 혼자
살아야 해요.
 
 그러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상대에게 무조건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거나 사랑을 요구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이기심을 갖고 있듯이 상대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되면 상대에게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그 뜻을 따라 주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게 돼요. 이때 비로소 가정도 평화로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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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법륜스님 저 스님의 주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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