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과외교사입니다. 학생들이 최순실에 대해 듣고 왔긴 하는데 잘 몰라서 물어보더군요. 설명을 해줬는데 아이들 반응이 의외였어요.
"헐~ 그럼 대통령이 셔틀이에요? 완전 불쌍하다. 대통령은 시키는 데로 한거니까 피해자인 것 같은데 잘못이 없는거 아니에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완전 고구마... 아이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 있습니다. 이 일이 본인의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이라 생각하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일어나는 국가의 큰 일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을 안하기 때문에 그저 감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답답해서 쉬운 예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나 : 이게 얼마나 문제인지 감이 안와닿는 것 같은데 너의 닥친 일로 예를 들어줄께. 너가 한 남자(혹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됬어.
그 남자는 어릴때 조실부모해서 자라서 네가 보기엔 정말 꼭 감싸주고 싶었고 얘기를 들어보니 부모님이 괜찮게 사신것 처럼 들려서 이 사람도 결혼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겠구나 하고 결혼을 했어.
그런데 보니까 살다보니 이상한거야. 집안의 결정, 혹은 본인 회사의 결정, 그리고 부부문제에 있어서도 항상 말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걸 알게됬어. 알고보니까 어린시절부터 돌봐줬던 누나한테 모든걸 의지하고 결혼하고 나서도 본인일, 가정일 하나하나 시키는 대로 했던거야. 심지어 연애할때 문자 내용, 애정표현까지 수정받으면서.
예를 들어 잠시 화장실 갔다온다고 해놓고 "누나 지금 만났는데 손은 잡아도 될까? 뽀뽀하자고 말해도 될까?" 어때? 만날수 있을 것 같애? 결혼생활 잘 할 수 있겠어?
학생들 : 악!!! 끔찍해요!!!
나 : 그래 끔찍한 일이네. 그럼 여기서 잘못한 것은 누굴까? 피해자는 누구인것 같니?
학생들 : 당연히 제가 피해자이고 남편이랑 누나가 잘못했죠.
나 : 왜? 누나는 그렇다 치고 남편은 시키는대로 한건데? 어릴때 트라우마로 맘이 약해서 끌려다닌 것 뿐인데 이해해줄 수 없나? 불쌍하잖아.
학생들 : 그래도 그건 아닌것같아요.
나 : 너희 말이 맞아. 왜냐면 남편이 잘못한 것이 맞거든.
우선 결혼후에도 남자를 조종한 누나가 완전 나쁜년이지. 남편의 역할을 다른 사람이 대행하는 것은 이혼 사유지.
또 남편도 천하의 나쁜놈이야. 결혼을 하고 가정이라는 독립체를 만들었으면 당연히 정신적인 독립을 해야해. 근데 똘아이라 그게 안되었으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물론 결혼을 선택한 사람 잘못도 있긴 해. 능력을 검증안해보고 그냥 고아라 불쌍하다고 결혼했던 이유도 있고. 어쨋거나 가장큰 피해자는 결혼한 여자야. 좀 와닿냐?
너네가 가정일이라고 하면 와닿아서 길길이 화가 나겠다만 국가 일이라서 남의 일 같으니까 아직 그런거야. 근데 국가 정책이 단계를 거쳐서 결국 너의 일이 되. 당장 엄마 아빠가 경제 어렵다 직장 구하기 힘들다 이런말 못들어봤어?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느냐는 결국 시간이 지나 너의 일이 될거야. 당장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너희 등교시간 늦춰진 것, 야자 자율된거 기억안나?
국민은 박근혜에게 대통력의 지위를 선거를 통해 위임했어. 올바르게 국가를 이끌기를 바라면서. 앞의 결혼의 예처럼. 근데 박근혜대통령은 본인 능력이 안되었지. 정신적 독립이 안된 사람이었어. 즉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해. 아무리 주위에서 부추겨도.
그리고 대통령의 권한은 대통령만 수행하는 건데 그걸 가지고 좌지우지 하는 것은 범죄야. 결국 모든 피해는 국민이 받는 거지.
뒤에서 아주 현명하게 대통령을 도와준다면 그건 괜찮을까? 전혀. 똑같이 생각해봐. 누나가 내 남편을 아주 현명하게 이끌어주고 내 남편이 아바타이면 결혼해서 잘 살 수 있겠는지. 똑같아. 남편의 능력과 자질을 믿고 결혼한거지 누나보고 결혼한건 아니잖아? 건 배신이야.
학생들 : 아. 알겠어요. 진짜 나빴네요.
학생들이 잘 이해해서 다행이었어요. 혹시 제 예시가 다른 분께도 도움이 좀 되었으면 해서 글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