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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게시물ID : humorstory_1702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야♡
추천 : 29
조회수 : 146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8/27 21:23:09

엄마.
엄마...

엄마 끝까지 시크한 도시여자더라.
어쩜 그렇게 우리한테 한마디도 안하고
좋아하는 술 딱~ 마시고 새벽 그 짧은 시간 조용히 가버리냐..
그것도 손님들 와서 밥이나 한끼 먹고 가라는 대인배 마인드로 일요일에...

우리도 그래서 엄마 생각하면서 많이 참았어.
엄마 늘상 말하던대로 뽀대 안나게 막 울고 그럴순 없잖아.
완전 눈물 많이 나는데 그냥 참았어. 
엄마 영정사진 같은것도 없어서 그때 놀러가서 찍은 사진 올렸는데
지금보니까 표정도 시크해.. 웃는건지 뭐하는건지.
그래도 우리가 꾹꾹 참고 있는 모습보면서 살짝 웃어줄꺼지?

오늘 엄마 좋아하던 막걸리랑 꽃이랑 태워 보냈잖아..
엄마 완전소중 마사히 운동화 mcm 선글라스 필라 옷.. 다 보냈으니까
그거 잘 찾아입고 새로 입주한 주민들한테 꿀리지 말구..

언니랑 나랑은 그냥 잘 살꺼야.
엄마덕분에 밥도 할줄 모르고 빨래도 할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가 누군데..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어, 그러니까.. 
제발 거기가서는 우리 덤벙대고 밥 못챙겨 먹을까봐 걱정 말고
그냥 쉬어, 엄마 좋아하는거 하면서.
젊었을때처럼 놀러도 다니고 춤도 추고 하고싶은 게임들 실컷하고...
아까 가서 보니까 아랫층이랑 윗윗층 옆쪽에 엄마 나이 비슷한 친구들 있더라.
그분들 하고 친구 먹고 놀러 다니고 그래.. 

엄마, 엄마 가는날 내 친구들 온거 봤지?
엄마 딸 그렇게 외로운 사람 아니야. 다들 영업해도 되겠다 그러더라-
언니도 내가 잘 놀아줄테니까 그런걱정 하지 말고 앞으로 편히 좋은것만 하고 
우리도 언젠가 다시 갈테니까 그때 만나..

사랑해 엄마.
누가 뭐래도 엄마는 좋은여자였고, 좋은 엄마였어.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할꺼야. 우리는..
더 있어달라는건 우리 욕심이라는거 알아. 어쩜 사는게 고통일지도 모를 세상에서..
이제 엄마는 편안하고 즐겁게 우리 기다리면 돼..
엄마가 조금 더 세상에 있었으면 견뎌내어야 했을 그 힘듦과 고통의 시간을
앞으로는 우리가 대신 하면서 이겨내 볼테니까..

사랑해.
사랑해 엄마..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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