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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71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4
조회수 : 169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1/09 10:51:55
나태주, 눈을 쓸었다
모처럼 흐벅진 눈을 쓸면서
마음속의 길이 좀 더
헐거워졌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길로 오래 잊었던, 그리운
사람이라도 웃으며 왔으면 좋겠다
어디선 듯 아릿한 양파
봄내음이 나는 것도 같다
최옥, 내 삶의 등대 하나
그대 있는 자리가
등대라고 생각했지
그대가 어디 있든
내가 어디 있든
환한 빛이 날 빈틈없이
비출 거라 믿었어
내가 있는 자리가
어둠 구덩이라도
난 두렵지 않았어
언제든 그대가
닿을 수 있을 만큼의
거리라고 생각 했거든
등대라는 이름으로
그대를 사랑했고
사랑은 생각만으로도
깊어지는 것
오늘도
그대 있는 곳으로부터
내 삶의 등대에
불이 들어온다
임선기, 아침 눈을 보며
내 마음아
낮은 곳으로 가자
낮은 곳
숨소리 들리는 곳
골짜기 아래
물소리들
나뭇잎처럼
낮은 곳으로 가자
오늘은 저렇게
눈이 내린다
아무도 모르게 고요히
눈이 내린다
김후란, 사과를 고르다
사과는 우주를 안고 있다
실팍하게 응집된 속살을 깨문다
향기가 우주 밖으로 튄다
사과 중에도 잘생긴
사과를 고른다
이리 뒤적 저리 뒤적
건드린다
사과가 몸살을 앓는다
나 다쳐요
파르르 소리친다
그래 내가 틀렸다 너희들 모두
맛있는 사과다
일그러진 사과도 태양을 안고 있다
상처 많은 나도
가슴에 태양 하나 품고 살듯이
안영애, 눈 오는 날의 오후
눈 오는 날의 텅 빈 오후를
그대는 아는가
외로움이 휘장처럼 몸을 감싸고
혼자마시는 진한 커피는
가슴을 녹인다
휘청거리는 여인의 진실은
이상과 현실 속에서
너를 향한 욕망으로
뚝 뚝 떨어져
붉은 동백꽃이 되고
텅 빈 오후 낭자하게
흩날리는 꽃잎들 눈송이들을
혀 끝으로 받으며
엉킨 발걸음이 나를 눕게 한다
잿빛 하늘
당신을 향하여 부르짖던
사랑한다는 말들이
보고 싶다는 말들이
꽃잎처럼 내려와 내 몸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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