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빈 어느 수요일..
늦잠을 자다
가난한 자취생 주머니
학식이 점심이라
버스비 아끼려
걸어걸어
학교에 가면
처녀가 지나가면 용이 승천한다는 전설의 연못
그 뒤에 잔듸밭에서
민가 동아리 새내기 여자아이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365일 중에서 300일을 해병대 개구리복 하나로 버티는 복학생 형님의 통기타 반주를 깔고 부르고 있고..
미드나무 아래 작은 벤치에는
마리아 릴케를 진지하게 읽고 있는 여고생 감성의 노총각 조교 형님에게
88 담배 한개피 빌려서 물고서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왜 원어로 읽어야 하는지 훈계를 받고..
도서관 옥상에서는
대낮부터 깡소주에 새우깡을 안주 삼아
얼큰하게 취한
학생회 여자 선배의 걸쭉한 욕설도 듣고..
왠지 요즘 그때가 그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