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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7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2
조회수 : 171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1/01 11:39:54
정호승, 결빙
순간은 뜨겁다
꽝꽝 얼어붙은 겨울강
도도히 흐르는 강물조차
일생에 한 번은
모든 흐름을 멈추고
서로 한몸을 이루는
순간은 뜨겁다
반칠환,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이해인, 작은 새가 되고 싶다
친구야
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앉아
하늘 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 싶다
살아감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모든이를
다 불러 모을 넓은 집은 내게 없어도
문득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짓는 나의 빈 집
부서져도 행복할 것 같은
자유의 빈 집이다
목필균, 함박눈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은 온통 은빛 속에 있습니다
깃털로 내려앉은 하얀 세상
먼 하늘 전설을 물고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
따끈한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다면
예쁜 추억 다 꺼내질 것 같습니다
하얀 눈 속에 돋아난 기억 위로
다시 수북히 눈 쌓이면
다시 길을 내며 나눌 이야기들
오늘 같은 날에는
가슴으로 녹아드는 눈 맞으며
보고싶은 사람을 그리워합니다
홍수희, 인연
아무렴
잘있겠지 하면서도
자꾸 맘이 켕긴다
한 마디
소식없이 지내면서도
행여 외롭지는 않을까
시선은 자꾸
너의 마음밭을 서성거린다
물론 네게는
나보다 가까운 사람
곁에 있지만
이래도 저래도
생각 키우는 건
네가 너무 여린가슴을
지녔기 때문
부디 행복하여라
언제나
봄날처럼 환히 웃기를
나는 이 쪽
반대편 별 끝에 서서
너를 위해
촛불 하나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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