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열넷 들판을 뛰어놀며 하하호호 거릴시절
어스름 저녁 비가 추적하니 내릴때
동네 아저씨가 찾아와 날 데려가더이다
동네 또래 명자 순이 분이 얼굴도 보이니
불안했던 맘이 조금은 가라앉더이다
몇십일인지를 돌고 돌아 생전에 보지 못한곳에 떨어져
악귀같은 사람들이 날 물어뜯고 내 몸을 헤치더이다
고통은 공포로 인해 서서히 스며오고
시간을 잃어 버린채로 낮과 밤만 볼수 있었으니
어무니 생각에 자꾸 눈물만 나오네...어무니 살려주세요...
잔기침에 콜록이던 명자가 보이질 않은지 몇일째 들꽃도 안피는 이곳에서
삭풍이 말해주더이다 명자는 여기 이제 없다고
나를 이리 힘들게 우리를 이리 아프게 만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사과 한다는 소리가 들려 귀를 기울여보니
내 소학교 못나와도 그 말이 거짓인지 참인지는 알겠더이다
어제 꿈에 그 곱던 명자가 나와 자꾸 울던이유가 이것 때문이였나보오
내 살면 얼마나 더 살겠소만 왜 우리를 더 아프게 하오
나를 물어뜯고 나를 찢어 헤치던 그 악귀들과 다를바가 무엇이오
그대들이 정녕 한국인 이라는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