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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70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reum★
추천 : 1
조회수 : 5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9 18:02:58
나에게도 첫사랑은 있었다.
비루했던 삶에 제 멋대로 나타나서는
방구석 기타리스트를 근사한 뮤지션으로 만들어놓고는
왔을 때처럼 제 멋대로 사라졌다.
정확히 그때 부터였다.
매끄럽기만 했던 스트링에 날이 선 것이.
분노보다 치받쳐 오르는 환멸감에 단 한 곡의 연주도 할 수 없었고
조용히 기타를 내려놓았다.
그리곤 다짐했다.
다시는 먼저 사랑하지 않겠다고.
턱 밑까지 사랑이 다가와도 결코 내려다보지 않겠다고.
그 해 여름, 소나기 내리는 어느 날이었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건물들 속으로 사람들이 흩어졌다.
20대 끝자락에 맞아보는 비는 바보 같지만 생각보다 낭만적이기도 했다.
부적처럼 챙겨 다니는 우산은 잠시 잊기로 했다.
사람들이 사라진 텅 빈 빗속을 홀로 걸었다.
목적지를 한참이나 지나도록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처음 와 본 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는 또 다른 바보를 만났다.
바보들은 서로를 알아보고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실컷 비웃어주었다.
일기예보가 멋지게 틀려버린 그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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