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이번학기 설계과제를 진행하면서 그 진행과정을 한번 보여드리고싶은 마음에 글을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무자가 아닌, 학생 수준에서의 건축설계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하나하나 과정을 밟아나가는 과정을 올리게 될 겁니다.
학교에서 교수님께도 매주 보여드리지만, 이렇게 인터넷으로 정리해서 올리게 된다면 스스로 정리하기 편할 수도 있고..
실무에 있으신 분들이나 다른 학생분들의 의견도 듣고 또한 비평 역시 받고자 합니다.
비전공자분들도 관심 있으신 분들 환영합니다. 흥미롭게 느껴지신다면 좋겠네요.
-----------------------------------------
이전 글에서는 어느 곳이 건축적인 해결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탐색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해서 3개 대지를 미리 보여드렸었는데,
(순서대로 오류동 역사, 목동, 강변북로 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뭐. 전부다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다 필요없고 대지면적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는데요;ㅎㅎ
예를 들어 설명해주셨는데
보통 팀작으로 진행하는 졸업작품의 경우 대지면적이 20,000㎡을 넘어가는 경우나,
아니면 대학원생의 도시계획 분야의 작품 정도가 그정도 면적을 만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는 학부생이 혼자 하면서 이 넓은 땅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절대 제대로 퀼리티를 뽑아내지 못한다. 다시 생각해 봐라...그렇게 되었습니다.
..뭐, 바로 납득했습니다. 어차피 튕길 걸 짐작하고는 있었습니다.
이전의 땅들은 더 심도있는 조사를 위한 총알받이였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ㅎㅎ
해서 다시금 몇일동안 온종일 지도만 들여다 보는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참 좋더군요.
모든 행정문서를 전체공개로 해놓으니...으흐흐흐흐 시장님 만세
반대로 안좋은건, 제가 한참 찾다찾다 진짜 여기 해야겠다 싶은 땅을 발견하면
그곳은 이미 재개발계획지구로 선정되어 있고 개발계획 문서와 구체적인 조감도까지 이미 나와 있다는 것...
한편으로는 맥빠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ㅜㅜ
오히려 제가 땅 보는 눈은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인터넷으로 지도만 보는데도!!
아무튼 이번주에 대지를 확실히 정하고 1차 공동크리틱까지 종료되었기 때문에 게시글로 올립니다.
제가 설계할 곳은...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 입니다.
여러분들도 위 사진에서 굉장한 스케일로 길게 늘어진 거대한 건축물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곳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은 대략 이러합니다.
1) 2013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보고 감동 :
'남영동 2013'(고 김수근씨의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열사 추모관과 추모공원으로 조성, 지역과 소통시킴)
- 우와 이거 대박인데??
2) 그럼 나도 역사성 짙은 지역을 찾아볼까?
3) 남영동은 했으니까 패쓰
4) 대공분실을 찾아야겠다
5) 홍제동에 있구나. 이거 없애버려야지
6) 근데 기밀인가봄. 암만 뒤적거려도 못 찾음
7) 근데 이 기다란 건 뭐지?
8) 어?이거...이거....이거!!
좋은 느낌이 듭니다. 이 건물은 무엇인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동안 건축계에서 자주 거론되던 세운상가, 낙원상가와도 다른 특징이 있는 이 곳.
그리고 이곳에 대해서 조사를 하면 할수록, 여기가 제가 다뤄야 할 곳이라는 확신이 점점 듭니다.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드물게도 온건하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해보라시네요.
드디어 한 걸음 내딛는 순간입니다... 이 설계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저로서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설계의 대략적인 방향은,
상가 하부에 갇혀있는 홍제천을 다시 살리고, 친환경적 에너지 관리.
유진상가+주거의 기능을 만족시켜주면서
지역의 기억도 자연스레 흘러가게끔.
교통혼잡 해결과 막혀있는 소통의 연결.
주변에 부는 재개발의 열풍에서 보다 미래적인 새로운 방식을 제안,
....정도?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대중 매체' 의 속성과도 엮어도 보고,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에 대한 대안 등도 검토하는 중입니다.
홍제천을 어떻게 활용할지...한 10분 생각해봤는데.
대략 이런 느낌 ? 줄려고 합니다. 양옆에 건물. 근데 이렇게하기엔 대지가 좁긴 합니다. 도로까지 잡아먹고 싶네요.
이상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대지에 대한 조사는 어느정도 진행이 되었고, 사례조사에 관한 부분은 따로 업로드하진 않겠습니다.
이다음에는 내부 프로그램에 대해서 얘기하게 될 듯 합니다.
...아,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유진상가만 봤을 때 대지면적은 1만 평방미터가 채 안됩니다만,
개인적으로 그 앞의 인왕시장(위 항공사진에서 파랗고 넓은 지붕이 있는 지역)도 손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그 이전의 2만 3만이 넘던 대저면적과 크게 다를바 없이, 면적이 너무 커지게 되서 고민입니다.
ㅠㅠ이걸 가져갈까요 말까요...
길고 글 많은 게시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