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77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2
조회수 : 137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2/27 20:50:57
박노해, 겨울 사랑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안도현, 나그네
그대에게 가는 길이
세상에 있나 해서
길 따라 나섰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없는 그리움이
나에게는 힘이 되어
내 스스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갑니다
정유찬, 축복을 위하여
의미없이 하루가 죽어가지 않도록
깨어있게 하소서
큰 꿈을 품고 살되
작은 것에도 늘 감사하며
고독의 절규와 실패의 쓰라림에도
좌절하지 아니하고
때로는 너무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지 않는
강건함을 갖게 하소서
진실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성숙한 침묵을 지키며
지혜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생명의 거룩함과
인생의 참된 가치를 알고 떠나는
축복을 누리게 하소서
복효근, 눈 오는 날
눈이온다
이렇게 오래된 풍경 앞에서도
살아있음이 두근두근 설레는 날이 있거니
참으로 진부한 이 설레임으로
불러보고 싶은 이름 있어
세상은 그 진창을 잠시 숨겨놓았을 뿐이지만
눈이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눈이 쌓여있는 동안만이라도
그 빛깔로 기억하고 싶은 시간은 있어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나 잊어버릴
이루지 못한 약속처럼 귀하고 또 가슴 애리게
슬픔 같은 것 부끄럼 같은 것들이
눈으로 내리는가
이제는 오지 않을 날들 위로
이제는 갈 수 없는 길들 위로
아주 옛 것인 듯 처음인 듯 가슴 후비며 눈이 온다
사랑했노라 사랑했노라고
진부한 그 설레임으로
살아있음을 편지 쓰고 싶은 날
임연태, 그리움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지금 여기서 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먼 곳의 그가 되어
여기의 내게로 돌아오는 것이다
돌아와, 촛불 밝히고 술잔 기울이며
손끝 떨리는 나지막한 아픔을
연주하는 동안 그리움이 완성된다
그리움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그렇게 완성되어 밝아 오는 아침이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