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궁금한 적이 있어 역사왜곡된 드라마 기황후를 보았는데요. 거기 나오는 충혜왕 역할 하는 주진모는 충선왕의 인생을 그린 거 같은데요. 고려 역대 왕들 중 여색 탐하고 난봉꾼이었는데 어찌 그리 될 수 있는지 참. '충'자 들어가는 왕들 중에 가장 걸출한 인물이 충선왕인데요.
그리고 우리가 아는 충혜왕도 고려 왕조 희대의 난봉꾼이긴 했으나 원나라에 고려로 돌아온 초반에 개혁의지를 가지고 여러 제도를 개혁하려 했고 민생안정을 꾀했다고 합니다. 특히 상업장려책을 벌이는 부분까지 있는 공이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거 알고 희대의 난봉꾼이 좋은 일도 좀 했는 걸 싶었습니다.
차라리 기황후를 역사왜곡까지 하면서 드라마로 만들지 말고 충선왕의 일대기를 드라마로 만들면 더 좋을 것을요. 충선왕의 삶 자체가 드라마였습니다. 어렸을 때 원에 가서 유년기를 보내고, 자신의 외사촌 무종 카이산을 황제 등극에 오르는 큰 공을 세운 공신이 되어 고려 전쟁 포로와 이주민이 많았던 요동 땅에 가서 심양왕이 되었고 원나라 조정에 직접적인 정치 참여도 하였으며, 나중에 1310년에 심왕에까지 책봉되었죠.
하지만 말년에 원나라 황제 등극에 줄을 잘못 서서 티벳으로 귀양살이 아닌 귀양살이 하게 되었죠. 명목상 불경과 벽화 등 미술품 좋아하니 그거 실컷 구경하고 연구하라고 말이죠. 몇 년 뒤 다시 대도로 돌아와서 살다가 돌아가시지만요.
참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가 간 한 개인일 뿐 아니라 고려의 국권을 위해 힘썼고 원나라 공신이기 때문에 원나라의 고려 간섭도 확 줄어들게 만드셨죠. 여러모로 칭찬할 공이 많고 나중에 충선왕 일대기에 고증을 거친 역사 드라마 한 편 보고 싶네요.
p.s. 오늘자 기사에 드라마 기황후가 무도를 제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 1위라는 것 봤는데요. 저번좀 충격이네요. 만약 MBC 자체방송만으로 통계를내린 것이라도 이건 좀 아니다 싶네요. 드라마를 볼 수는 있겠으나 역사왜곡된 드라마가 선호도가 1위라는 게 말이 안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