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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게시물ID : lovestory_76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망
추천 : 2
조회수 : 10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1 19: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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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3SO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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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나는 저 노래가사가 너무 싫었다.
딱 봐도 어른들이 아이들 우는 게 싫어서 갖다붙인 거 아닌가, 싶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티비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말없이 귀이개로 내 귀지를 파내는 중이었다. 사그락 사그락하는 귀이개의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혔다. 
티비에서는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던 아동용 TV프로그램의 크리스마스 특집이 방영중이었다.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산타분장을 하고 호호호하며 과장스럽게 웃었고, 출연자들이 다 같이 캐롤을 부르기 시작했다.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나는 그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은 들떴던 내 기분을 괜히 상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머니께 물었다. " 엄마, 산타 할아버지는 왜 우는 애들한테는 선물 안 줘요? "

어머니는 대답없이 얌전히 귀지만 파내셨다.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에 나는 졸려졌고, 눈을 감았다.
그 즈음에 어머니가 나즈막히 말하셨다. "이미 줬기 때문이야."
어머니의 조용한 목소리는 사그락거리는 귀이개 소리와 참 잘 어울렸다. 

"울음은 사람이 슬픔을 이겨낼 때 많은 도움이 된단다, A야. 그래서 산타할아버지는 사람들이 힘들고 슬플 때 울음을 선물로 주셔. 하지만 아무리 산타할버지라도 모두를 돕지는 못 하겠지? 그래서 가끔 몇몇 사람들은 힘들고 슬퍼도 울지 못 하는거야. 그런 사람들에게는 산타가 따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단다. 도와주지 못 해서 미안하다는 뜻으로 말야."

나는 잠에 빠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물었다. "엄마는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받았어?"
내 얼굴 위로 따뜻한 물방울이 떨어졌다. 돌이켜보면 대답은 그것으로 충분했을테지. 그리고 나는 잠이 들었다.
 
그 날은 어머니가 우리 아버지가 없이 맞는 첫 크리스마스였다. 
눈이 오는 날이면 신나서 넓은 마당을 뛰어다니던 다롱이도 없고, 크리스마스마다 타서 함께 마시던 달콤한 핫초코도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조금 외로우셨을까. 아들 앞에서 보이기 싫었던 약한 모습을 결국 내보이고야 마셨던 걸까.

다음날 아침 일어났을 때, 내 머리맡에는 작은 캬라멜이 놓여있었다. 내 크리스마스 선물중에 가장 작고 값싼 선물이였으리라.
나는 눈을 비비며 한 알을 내 입에 넣고 한 알을 아침밥을 준비 중이던 어머니 입에 넣어드렸다. 
정말 달콤한 맛이였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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