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그리운 것은 멀리 있다
게시물ID : lovestory_76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4
조회수 : 176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19 13:56:26
출처 : http://blog.naver.com/sjlove1128/220160480063
사진 출처 : http://vintage-cf.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TtMCY



6.jpg

류시화, 별에 못을 박다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 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7.jpg

김승희, 하나를 위하여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살았던 것들 중
그중 아름다운 하나가
슬펐던 것들 중
그중 화사한 하나가
괴로웠던 것들 중
그중 순결한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많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길을 버리고 싶고
더 많은 꿈을 지우고 싶고
다만 하나의 길과
다만 하나의 꿈을 통하여
물방울이 물이 되고
불꽃들이 불이 되는
그중 하나의 비밀을 알고 싶을 뿐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하여
그 하나에 닿기 위하여
나는, 하나하나 소등 연습을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가로등이 다 꺼진 어둠 속으로
솜처럼 착하게 다 적셔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하나의 봉화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8.jpg

이수인, 그리운 것은 멀리 있다



소년들이 유독 별을 그리워하는 까닭은
잡을 수 없이 아스라이 멀리서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들이 달나라에 가고 싶어 하는 까닭은
정영 갈 수 없이 멀리 있음을 알기 때문이리라

 

무지개가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저 멀리 순간에 머물기 때문이다
하루만 그 자리에 머물러도 아무도 신비롭다 말하지 않으리

 

수많은 사랑의 종류가 있으나 이루지 못한 사랑만이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까닭은 서로 애태우며 멀리서
바라만 보다 흘린 눈물 때문이다

 

첫사랑이 가장 슬픈 까닭은
다시 올 수 없음을 알면서도
영원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9.jpg

김남주, 돌멩이 하나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고자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고자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같이 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10.jpg

정호승,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그대 잠들지 마라

 

마음이 착하다는 것은
모든 것을 지닌 것보다 행복하고
행복은 언제나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곳에 있나니

 

차마 이 빈손으로
그리운 이여
풀의 꽃으로 태어나
피의 꽃잎으로 잠드는 이여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대 잠들지 마라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