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출 전공을 했지만 지금은 장사하는 사람입니다ㅎㅎㅎㅎ
하지만 영화연출 영화제작 등의 수업을 4년이나 들어서 그런지 영화 볼 때 항상 디테일하게 보게되더라구요ㅎㅎ
잡소리는 줄이고ㅎㅎ 대학시절부터 봉준호 감독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 중에 한분이셨습니다.
(과제 때문에 살인의추억을 9번 넘게 돌려봐야할 때도 매번 재밌게 봤었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특유의 미쟝센 + 디테일 덩어리 작품이었습니다ㅜㅠ 너무 좋아ㅜㅠㅜ
미쟝센 ;; 카메라 앞에 놓이는 모든 요소들, 즉 연기ㆍ분장ㆍ무대장치ㆍ의상ㆍ조명 등이 조화된 상태로 '화면 내의 모든 것이 연기한다.'는 관점에서 영화적 미학을 추구하는 공간연출을 말한다.
이 재밌는 디테일들을 저만 알고 있을 수 없기에 오랜만에 키보드를 잡네요ㅋㅋㅋㅋㅋㅋ
자, 시작합니다. 두서 없음 주의!!
시간이 없으시면 대주제만 보셔도 무방합니다ㅎㅎ
미쟝센덩어리
1. 첫 장면의 임팩트
-송강호 와이프의 '은'메달 VS 이선균의 상장(수료증?)+가족사진 등등
두 가정의 환경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송강호 집안의 첫장면은 가족의 보물1호인 와이프의 '은'메달입니다. 오래된 액자 속에 관리도 엉망인채로 걸려있습니다. 가족의 보물1호임에도 불구하고 슬프게도 '금'도 아닌 '은'메달입니다. 이에반해 이선균 집안의 첫장면은 이선균의 가장 최근에 받은걸로 보이는 상장(혹은 수료증) 등이 아주 깔끔하게 걸려있습니다. 두 가족의 위치,상황을 깔끔한 미쟝센이었습니다.
2. 맥주
-점점 고급져지는 캔맥주와 안주
송강호 집안이 피자박스를 접어서 번 돈으로 하게되는 첫 가족회식에서는 '필라이트'를 편의점 안주와 함께 먹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필라이트는 만원에 12캔을 파는 저가형 맥주입니다. 그러던 이후에 온 가족이 취업한 이후에 먹는 맥주와 안주는 삿포로 등등에 소고기(혹은 갈비)를 먹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디테일한 미쟝센이었습니다.
3. 비오는 날 강아지
-이선균 집안의 강아지들 VS 송강호 동네의 강아지
비가 억수같이 오던 날, 이선균 집안의 강아지들은 집 안에서 편안히 있습니다. 하지만 침수가 된 송강호 동네의 강아지가 빗물 사이를 개헤엄으로 도망치는 장면을 보셨나요? 동물들 조차도 빈부격차를 느끼고 있다는 미쟝센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4. 인디언
-왜 인디언인가?
영화초반부터 인디언을 보여주더니 마지막에 아예 인디언모자를 뒤집어쓰고 등장합니다. 왜 인디언을 장치로 넣었는가? 대륙의 원래 주인은 인디언이었습니다. 기생충이 들어왔지만 이선균 가족이 원래 주인이다! 라는 모습을 보여주려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디언(=원래 주인)
기억에 오래남는 미쟝센은 이렇게 4가지 정도였습니다.
2회차 관람 후 반응이 좋으면 더 분석해보겠습니다.ㅎㅎㅎㅎ....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이던 장면은 <비 오는 날 술판 시퀀스> 와 그 직후의 <계단 시퀀스>였습니다.
<비 오는 날 술판 시퀀스>는 모두가 맘 졸이면서 보셨겠지만 정말 연출을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들은 그 누구도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에(혹은 집안에 CCTV가 있어서 들키는것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과 공포를 느끼게됩니다.
느끼신분들도 있겠지만 봉감독님은 이 시퀀스 내내 BGM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온전히 더 대화에 집중하게되지만 사실상 그 대화는 큰 의미가 없는 대화들이었습니다. 이정은님의 등장까지 공포를 최대치로 올려놓는 장치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속도감있게 진행하는 모습에서 저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연출스타일이 여러모로 느껴졌습니다.
<계단 시퀀스>는 이 영화를 가로지르고, 봉준호 감독님의 설국열차와 맥락이 이어지는 미쟝센이었습니다.
송강호, 이우식, 박다솜은 도망치는 가운데 계단을 끝도 없이 내려갑니다. 사실 저는 계단 몇개 내려가고 나면 도로도 뛰어가고, 그냥 도망치는 장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끊임없는 계단을 끝도 없이 내려가길래 정말 소름끼치는 연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소름의 정점은 도망친 곳의 끝 지점인 송강호 동네가 '침수' 되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빈부격차를 계단으로 영상으로 표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침수를 시켜버리다니... 정말 현실적인 것의 끝이었습니다.
새벽에 주저리주저리 두서도 없이 썼지만ㅎㅎㅎㅎ
제가 느낀 디테일들을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서 오유에 자랑하고 갑니다ㅎㅎㅎㅎ
여러분이 느낀 디테일이나 소름 돋았던 장면들도 공유해 주세요~!!!
그럼 20000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