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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8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140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2/09 20:30:14
하영순, 나는 나를 모른다
서버가 중단되었다
나는
그의 심장을 관통하지 못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했는데
열을 보고도 하나를 몰랐으니
모두 정지된 상태
캄캄하다
나는 누구인가
가슴 태우며
무엇을 잡겠다는 것인가
내 안에 또 다른 나
걷잡을 수 없는 마음속에
알 수 없는 영역
김재진, 마음길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 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오래 익혀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나뉘는 모양이다
윤수아, 이명
내 안에
우물이 마른 것을 알고
귀가 먼저 운다
어둠이 사원
적막한 밤에
혼자 깨어 우는
저 공허한 울림
사각의 벽에서
마지막 한마디 담아 놓을
귀를 찾는다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한 손으로 별들을 불러 모은다
상처 난 원고지에
흩어진 소리들을
주워 담는다
원태연, 서글픈 바람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삐거덕 문소리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두 잔의 커피를 시켜놓고
막연히 앞 잔을 쳐다본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속 깊이 인사말을 준비하고
그 말을 반복한다
누가 오기로 한 것도 아니면서
누굴 기다리는 사람처럼
이제 나서는 발길
초라한 망설임으로
추억만이 남아있는
그 찻집의 문을
돌아다 본다
이선명, 늘 그런 세상
세상은 늘 그렇다
계절 없이 핀 사랑은
식어버린 커피처럼 쓰기만 하고
벗겨진 감귤처럼 서글프게
오늘도 애타고 그리운 나를
슬프게 그리움으로만 부른다
세상은 늘 그렇다
나의 마음처럼 벌거벗은 추억은
불현듯 옛 친구의 소식과 함께
열병 걸린 가을이 오듯
혼자 남은 기다림을
절망으로 화답하게 한다
그렇게 단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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