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뚝배기
장맛보다 뚝배기라고 하면
장을 담금 사람이 서운 할 것이고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하면
뚝배기 만든 사람이 서운 할 것입니다.
뚝배기는 우리 할머니 시절부터
부엌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전통을 이어 온 중요한 부엌살림입니다.
뚝배기는 나름의 일을 부여 받아서
음식을 담으면 상하지 않으면서도
알맞은 온도를 지켜 주었습니다.
신세대의 젊은 아낙네 주부들에게는
뚝배기가 낯설기도 하지만 써 보면
그릇의 매력을 일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같이 예쁜 그릇이 생산 되는 것을 생각하면
잘 깨어지고 투박한 뚝배기는 그릇으로 조심스럽지만
나름의 특별한 매력으로 주부들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뚝배기에 금방 끓여낸 곰탕을 한 사발 담아서
땀 흘리며 먹으면 다 먹을 때까지 따끈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뚝배기의 매력입니다.
한 여름 비빔밥을 비벼 먹어도 좋고
냉면을 담아서 먹어도 그릇이
넉넉해서 좋다고 합니다.
한 가지 험이 있다면 잘 깨어지는 것인데
그 것은 주부들에게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게 해 준다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보기 좋고
가벼운 그릇을 선호하고 또 유명한
회사의 그릇을 자랑삼아 준비 합니다.
새로운 것도 좋고 예쁜 것도 좋지만
그 옛날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쓰신
그릇의 매력도 한 번 쯤 느껴 보았으면 합니다.
전통이나 습관이라는 것이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니어서
신세대 젊은이들도 우리의 옛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오늘은 점심을 뚝배기에 담아 먹으면서 잠시 뚝배기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