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언제나 눈물겹다
게시물ID : lovestory_767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6
조회수 : 12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06 22:43:33
출처 : http://blog.naver.com/leeminhee647/120126284221
사진 출처 : http://lifeismymiracle.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7yLnU



1.png

최영미, 어쩌자고



날씨 한번 더럽게 좋구나
속 뒤집어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
어쩌자고 봄이 오는가
사시사철 봄처럼 뜬 속인데
시궁창이라도 개울물 더 또렷어
졸 졸
겨우내 비껴가던 바람도
품속으로 꼬옥 파고드는데
어느 환장할 꽃이 피고 또 지려 하는가

죽 쒀서 개 줬다고
갈아엎자 들어서고
겹겹이 배반당한 이 땅
줄줄이 피멍든 가슴들에
무어 더러운 봄이 오려 하느냐
어쩌자고 봄이 또 온단 말이냐






2.jpg

나금숙, 사랑



언젠가 한 번 이 밀밭에 온 적이 있다
이 찰진 흙을 밟고 가다
풀숲으로 미끄러진 적 있다
네 팔이 내 허리를 안은 적 있다
종달새의 둥지처럼 아늑한 네 품에서
젖빛 하늘에 취한 적 있다
내가 처녀인 적이 있다
너와 팔베개하고 한 잠 자고 나면
깃털처럼 가벼워지던 아침이 있다
멀리 소풍가자고 꽃시절 다 간다고
손잡아 끄는 너를 팔랑팔랑
천년 전에 따라 나와
나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3.jpg

양현주, 그대는 강물로 와서



여윈 강물 흘러
빈속으로 들어오는 푸른빛
좋아라. 행복하여라
비명 지르며 찰랑거리는 소리

해묵은 상처자국
부끄러워
살얼음으로 커튼을 쳐도
훤히 보이는 속내

먼 계절 기다리다
마음둑을 넘실대는
저 붉은 피 어쩌랴
한 세상 야무지게 흐르고 싶다는데
어찌하랴
어쩌란 말이냐






4.jpg

정용철, 이 한마디



참 고맙다는 이 한마디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올때
나는 내 인생길 어디쯤 걷고 있을까

참 고맙다 는 이 한마디
가슴에서 퍼 올려 입술에 담고 걸을 때
내 발 길은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참 고맙다는 이 한마디
내 삶에 노래가 될 때
내 마음에는 어떤 평화가 찾아와 있을까






5.png

이외수, 사랑은



하고 있는 순간에도
하지 않은 순간에도
언제나 눈물겹다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흐르는 시간 앞에 후회하지 않는 것
험난한 일이 앞에 닥쳐도 두렵지 않는 것
창피하지 않는 것

몇날 며칠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는 것
막연히 기대하지 않는 것
서로 간에 자존심의 빌딩을 쌓지 않는 것
허물없이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것

가랑비처럼 내 옷을 서서히 적시는 것
온 세상을 아름답게 간직하게 해주는 것
어두운 곳에서도 은은하게 밝은 빛을 내 주는 것
삶의 희망과 빛을 스며들게 하는 것

그래서 밤 하늘에 기대하지 않았던 별이
내 앞에 떨어지는 것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무심결에 오는 것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