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윤다빈 기자 =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의혹을 사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제승마연맹(FEI) 홈페이지에 자신을 소개하는 가족란 코너에, 자신의 부친 정윤회 씨가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고 쓴 사실이 21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있다.
정윤회씨는 이른바 '청와대 정윤회 문건'을 통해 청와대 공식참모도 아니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선실세'로 지목됐다가, 검찰 수사를 통해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딸 정유라는 자신의 부친을 박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고 '고백'한 셈이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유라씨는 국제승마연맹 홈페이지에 자신의 부친에 대해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 보좌'라고 소개했다. 정씨는 이와함께 자신의 소속 학교로 '한국 이화여대'라고 기재했다. 정씨가 자기소개란을 마지막으로 수정한 일자는 지난 18일이었다.
정씨는 또 소속 클럽·팀명에 '한국 삼성팀(Team Samsung : Korea)'이라고 기재했다.
야당은 정씨의 뜻하지 않은 자기고백을 근거로 정치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게이트 진상규명 최고위'에서 "진실은 정윤회가 박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작년 초 상당한 이슈가 됐지만 그 때 정윤회는 박 대통령을 보좌한지 오래됐고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가장 가까운 사이인 딸이 여전히 우리 아버지가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했다. 이는 송민순 회고록 내용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유라가 소개란에서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본인이 관련 없다고 해명할 문제가 아니라 이는 검찰에 특별수사팀 꾸려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할 중대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삼성 소속이라고 밝힌 것이 바로 정경유착의 고리"라며 "삼성은 정권의 실제 비선실세를 알고 여기에 잘 보이려 거액의 기업 돈을 대서 편의를 봐줬다. 다른 승마 국가대표나 다른 유망주를 도왔으면 문제가 안 됐을 것이지만 유독 정유라만 위해 편의를 봐주고 비용을 대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은 소극적으로 권력에 밉보이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유착을 위해 모종의 행동을 했다"며 "이 경우 대법원 판례로 포괄적 뇌물수수죄가 적용된다. 공식적인 정부 인사도 아닌 비선 실세에 잘 보이려 이런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삼성이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