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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7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141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02 21:07:03
문정희, 찔레꽃
꿈결같이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 송이 흰 찔레 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 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뽀쪽한 가시로
꽃 속에 메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윤보영, 그대가 있어 더 좋은 하루
너를 잠깐 만났는데도
나뭇잎 띄워 보낸 시냇물처럼
이렇게 긴 여운이 남을 줄 몰랐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
자꾸 바라보다
네 눈에 빠져 나올 수 없었고
곁에 있는 데도 생각이 나
내 안에 너의 모습 그리기에 바빴다
너를 만나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오래 전에 만났을 걸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만난 것은
사랑에 눈뜨게 한 아름다운 배려라 생각한다
걷고 있는데도 자꾸 걷고 싶고
뛰고 있는 데도 느리다고 생각될 때처럼
내 공간 구석구석에 너의 모습 그려 넣고
마술 걸린 사람처럼 가볍게 돌아왔다
너를 만난 오늘은
영원히 깨기 싫은 꿈을 꾸듯
아름다운 감정으로 수놓인 하루
여태천, 세상의 집
밤이 되면 집은 뚱뚱해진다
저마다 하나씩의 방을 차지하고
사람들의 꿈을 꾸는 것이다
안녕
안녕
연기 같는 말들이
철창 사이로 환하게 손을 내민다
세상의 집들에서
비밀이 흘러나와
하늘이 깜깜하다
오인택, 별을 의심하다
그땐, 별이 보이지 않는 밤에도
나는 안심했다 어둠 속에서 반짝
반짝일 별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았으므로
오늘밤, 그러나 깜빡
깜빡이는 저 무수한 별들이
나는 불안하다
별들도 지쳐 스러져가고 있든지
나도 그만 저 별에 돌아가 눕고 싶든지
김경훈, 조금은
조금은 남겨둘 걸 그랬습니다
보고 싶을 때마다
한 조각씩 떼내어
잠든 머리맡에 놓아두어야 했고
그냥 멀리서 지켜 보면서
가끔 찾아 갔어야 하는데
한꺼번에 다 말해버린 까닭으로
이제 더 이상 말할 것이 없습니다
조금은 남겨둘 걸 그랬습니다
조금만 말하고
조금만 그리워 하면서
숨어 자라는 사랑으로 간직할 걸 그랬습니다
이제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조금씩만 말하고
조금씩 다가가야 하나 봅니다
사랑을 보내고 남은 것은
한꺼번에 그리워한 참혹한 후회입니다
오늘 뜨는 저 달은
분명 어제
슬픈 내 그림자를 밝혀주던 그 달이건만
오늘 다시 찾아드는 이 그리움은
어제의 그리움이 아닙니다
그대를 보낸 아쉬움이
이렇게 아픔으로 남을 바에는
조금만 사랑할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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