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일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국민의 분노는 거의 폭발 지경"이라며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10년 전 일에 매달려서 색깔론과 종북놀음에 빠져 도낏자루가 썩는 줄도 모른다"고 맹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병호 국정원장의 국정감사 발언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여당 공세의) 이유는 딱 하나다. 저 문재인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까, 그 궁리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나"라며 "정말 찌질한 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장의 발언에 우리 청와대와 정부까지도 가세하는 것 같은데, 정말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이런 종북노름, 색깔론에 빠져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우리 민생경제를 살릴 방안을 찾으러 열심히 다니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최순실 씨 모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 박근혜 정부와 청와대의 가장 큰 문제는 국가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가시스템은 정부가 수립된 이후 70년이 넘는 긴 세월을 통해 하나씩 발전시켜 온 것인데, 박근혜 정부는 그 모든 시스템을 무시하고 무너뜨리면서 국정운영을 아주 사적인 채널을 통해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말 국정을 사사롭게 운영한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고 경제와 민생을 못 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에 불출석하는데 대해서도 "민정수석이 국회 출석의 예외가 아니라는 점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제가 먼저 보여드린 바가 있다"며 "시스템대로만 따르면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정계복귀 선언을 앞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 관해 얘기를 해달라는 요청이 나오자 문 전 대표는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언론이 이 말을 그대로 다뤄주지 않지 않느냐"며 답을 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여기(KIST)에 온 것에 초점만 맞춰준다면 제가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자꾸 (정치현안을) 물으면 오늘 방문은 어딘가로 없어지고 우리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논의는 다 묻혀버릴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문 전 대표는 이날 방문의 의의에 대해 "우리 경제가 아주 어려운데 경제를 살리는 힘은 과학기술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학기술인들이 열정을 갖고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에 전념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