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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146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30 21:14:44
한보리, 바람 한 줄기
문 밖에 누군가 와
서성이는 소리 있어
행여나 그 사람인가 내 님인가
문 열어 보았지만
아무도
아무도 없고
단지 바람 소리만
단지 바람 소리만
어지러운 뜰에는 초라한 낮달이 떠 있는데
그 사람
그 사람 보고파
가슴에도 바람 한 줄기
박두규, 못난 그리움
끝내 버려지지 않는다
발뒤꿈치 어디쯤 군살이 되었는지
이젠 데리고 살만 하다
흐르고 흘렀어도
세월의 수채 구멍에 끝내 걸려 있는
못난 찌꺼기 같은 그리움들
그래, 어쩌면 이 질긴 것들이
결국 내 하얀 뼛가루로 남을지 몰라
사람도, 사람들의 흔적도 가버린 지금
마음의 끄트머리에 걸려 있는 너라도 있어
이만큼이라도 버티는지 몰라
아니, 이제 너도
생물이 다 되었는지 몰라
오세영, 봄은 도둑처럼
현관은 잠겨 있었다
봄은 도둑처럼 창문을 넘어 들어와서
소리없이
낡은 코트 한 벌 훔쳐 달아났다
뒤진 장롱과 설합에서 털려 쏟아진
사물들로
온 방이 수라장이다
그리고
소매치기처럼 달아나버린 봄
장진순, 향기는 없어도
아름다운 꽃은 못 되어도
향기는 없어도
세상에 태어난 것을
감사해야지
세상에 태어나
파란 하늘
바라볼 수 있는 것만도
행복한 일이지
화원이 아니라도
파란 들판이 아니라도
내가 피어있는
이곳을 사랑 해야지
곱게 보아주는 이 없어도
칭찬해 주는 이 없어도
서러워하지 않아야지
세상에 태어난 것
만으로도 감사 해야지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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