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팥죽
옛날 할머니들은
집안의 잡귀를 쫓아내기 위하여
겨울이 시작 될 무렵 팥죽을 끓였습니다.
집 안과 밖을 한 바퀴 돌면서
사람들의 눈길이 덜 가는 곳에
팥죽을 뿌리면서 기도했답니다.
집안 가족 모두가 무언가에
이유 없이 시달리지 않고 마음이
평안하게 해 달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서양에서도 벽에 붉은 무언가를 바르면서
잡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족들의 안녕이 최우선이었고
집안의 번성이 제일이었던
우리 할머니였습니다.
하늘나라에서 내려다보고 계신다면
아마도 든든하다고 하시면서
평안한 마음일 것입니다.
할머니의 금쪽같았던 자손들
할머니가 원하시던 대로 모두들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시면 말입니다.
오늘 점심은 오랜만에 팥죽을 먹으면서
그 옛날에 할머니께서 하시던 간절한
기도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팥죽은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어서
별미로 가끔씩 먹는데 먹을 때 마다
할머니가 하시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할머니의 후손들이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까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는 가난한 농군의 아내로 평생을 사시면서
너무도 많은 일을 하셔서 마지막에는 꼬부랑
할머니가 되셨던 모습 잊혀 지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생활수준들이 비슷비슷하여 가난한 서민들 사는 모습이 다들 그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