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눈
예보에 따르면 밤에 바람이 불고
산간에는 눈이 온다고 했습니다.
예고대로 간밤에 눈이 온 누리를
하얀 세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눈 놀이로 즐거워합니다.
점차로 깊어가는 겨울날씨에 어린이들은 즐겁지만
나날이 추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고 합니다.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서 월동 준비를
못하고 걱정만 하는 이도 있습니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지만
출발부터 같지 않았기 때문에 같을 수는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도 많습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추위를 걱정하는 이들을 위하여
주변 사람들이 뜻을 모으기도 합니다.
함께 의지하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작은 힘이지만
작은 도움을 주고 나눌 수 있다면 행복입니다.
어느 골목에서 어린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프면서도 참으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말에 따르면
“ 저기 지붕위의 하얀 눈으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다면
세상에 배고픈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라고 했습니다.
가난한 민초의 아내는 하늘에서 눈이 오듯이
돈이 날려 왔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눈을 보고 아이들은 놀이를 생각하지만
가난한 가장들은 가족의 식량을 생각합니다.
눈이 온 날 아침 각자의 살아가는 모습에 따라
눈을 보고 갖는 느낌이나 생각들이 다릅니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모두 같듯이 우리 삶이 모두 같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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