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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6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1
조회수 : 134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23 18:23:45
나태주, 황홀극치
황홀, 눈부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함
좋아서 까무러질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이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이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울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룬듯이
전태련, 조용한 수다
눈으로 보는
언어의 춤사위
한 눈 팔 수 없는 골똘한 대화
너를 바라보지 않으면알아들을 수 없는
사랑한다, 고마워 라는 말은
더 많은 곡선을 가지는
자주 심장 가까이 놓이는 언어
보는 말
보여 주는 말
눈이 귀가 되는
깊디깊은 곳에서
들어 올려지는
고요한 대화
유인숙, 그리운 날엔 그대에게 가리라
일탈을 꿈꾼다
이젠 그립다
말할 수 없어
푸드득 깃을 치고 일어선다
허망하게
잃어버린 하루
까만 깃털 사이로 흐르는 눈물
차마 보일 수 없어
한적한 호숫가
마른 검불 위를 배회하는 새
그리운 날엔
그대에게 가리라
몇 번이고 되뇌우지만
가슴 저미도록 그리워
높이, 저 높이 허공 속을 헤매다
또 다른 비상을 꿈꾼다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날오르는 날개짓
아, 그리운 날엔 그대에게 가리라고.....
유안진, 가을 타고 싶어라
벤치에 낙엽 두 장
열이레 달처럼 삐뚜름 멀찍이 앉아
젖었다 말라 가는 마지막 향기를 나누고 있다
가을 타는 남자와 그렇게 앉아
달빛에 젖은 옷이 별빛에 마를 때까지
사랑이나 행복과는 가당찮고 아득한
남북통일이나 세계평화 환경재앙이나 핼리혜성을
까닭 모를 기쁨으로 진지하게 들으며
대책 없이 만족하며
그것이 고백이라고 믿어 의심 없이
그렇게 오묘하게 그렇게 감미롭게
목필균, 10월의 어느 날
세월은 내게 묻는다
사랑을 믿느냐고
뜨거웠던 커피가 담긴 찻잔처럼
뜨거웠던 기억이 담긴 내게 묻는다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렌지 위에 찻물로 끓는 밤
빗소리는 어둠을 더 짙게 덮고 있다
창 밖에 서성이는 가을이 묻는다
지난여름을 믿느냐고
김삿갓 계곡을 따라가던 물봉숭아
꽃잎새 지금쯤 다 졌을텐데
식어진 사랑도
지난 여름도
묻는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기울어진 가을 밤
부질없는 그리움이
째각째각 초침소리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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