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와 나는 2002년에도 얼굴을 붉힌 적이 있다"며 2002년 남북 축구팀 친선경기에 얽힌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그는 "그해 5월 북한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북한 축구팀의 남한 방문을 제안해 김정일 위원장으로 부터 축구팀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박 전 대표는 축구협회에 연락해 '북한 축구팀이 오게 됐으니 대표팀과 경기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한 경기가 열리던 2002년 9월초, 박 전 대표는 먼저 경기장에 와 있었다"며 "나를 보더니 화난 얼굴로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했는데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들기로 했는데 왜 태극기를 들었냐'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정 전 대표는 "축구 경기 시작 전에 붉은 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쳤는데 박 전 대표는 '구호로 통일조국을 외치기로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다시 내게 항의했다"며 "훗날 박 전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약속을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고 나는 약속을 잘 안 지키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