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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una
게시물ID : lovestory_765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파동
추천 : 3
조회수 : 7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22 22:02:22
내게 남은 너의 사진은 단 한 장 뿐이다. 


나는 그것을  자주. 찬찬히 들여다보다가 
이제는  종종. 무심히 바라보는 정도가 되었다. 

 사진 속의 너와 
 거울 속의 내 눈매는 닮았다. 

 우리는 옆으로 긴 눈을 가지고 있어 
 종종 하품을 크게 지으면  
 둘 다 눈꼬리 끝에 작은 웅덩이가 하나 패였다.


 나는 한 번쯤 
 그 곳에 고인 너의 눈물을  
 나의 것과 섞어보고 싶었다. 

 그림자처럼 긴 
 너의 눈꼬리 끝에 맺힌 눈물을 

 초승달의 가장자리를 쓰다듬 듯 
 아슬아슬하게 깎아내어  
 조심스레 나의 눈가로 옮겨오고 싶었다. 
 
 따뜻하게 달궈진 
 너의 눈두덩이 위로 기어올라가,
 그 밑에 묻혀있는 눈동자를 

 나 혼자만 
 오래오래 내려다 보고싶었다. 




 
 너는 아마 내가 없는 곳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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