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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귀신 목소리 들었습니다.
게시물ID : panic_76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윤오암셍?
추천 : 24
조회수 : 2422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1/24 09:52:16
살면서 헛소리 헛것을 본다고 하죠.

제 인생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지만 헛것을 본 경우,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인지

지금은 그때의 말 못할 공포도 잊고 사람들에게 말을 꺼낸적도 없습니다. 살면서 헛것은 두번 봤네요.

하지만 헛소리는 다릅니다.

아직도 그때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생각이 날 때마다 그 순간 느꼈던 공포로 소름이 돋습니다.

저는 파주의 모 포병대대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그 목소리를 듣게 된 때는 갓 일병 때였죠.

평소에 제가 무서워하던 선임과 초병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꼬투리 잡힐 만한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 더욱 긴장하며 산을 올라갔습니다.

초소는 초병 두명이 들어가면 꽉차는 공간에 야전전화 놓을 공간과 전방을 주시할 수 있도록 뚫려있는 토담집 같은 초소입니다.

초소에 도착하고 야전전화 연결하여 행정반의 일직하사에게 도착보고 하자마자 선임은 탄띠 풀러놓고 바로 늘어지더군요.

수통에 준비해 온 뜨건물로 뽀글이를 하나 해 잡숫고는 "노래해바" 라고 시켰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노래 한곡을 하고 잠시 침묵이 흐르자 선임이 그만하라고 하기전까지 계속 하라고 하는겁니다.

하는수 없이 아는 노래 기억해내가며 3곡인가를 계속 불렀는데 다음 노래 생각이 안나서 

선임을 살펴보니까 잠든거 같더군요.

근데 선임이 잠든건지 그냥 조용히 있는건지.. 아무튼 무서운 선임이니까 자는거냐라고 물을 수도 

없고 해서 노래를 하나 더 했습니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불렀습니다. 아주 낮게 ㅎ

노래가 끝날때까지 선임은 조금 뒤척일 뿐 그냥 자는게 분명했습니다. 

긴장이 조금 풀어지더군요. 오늘 별일 없이 넘어가겠다 싶은 맘이었을 겁니다. 노래 안해도 되겠다 싶어서 그만두었습니다.

그래도 노래소리가 나던 초소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니 기분은 좀 묘해지더라구요. 정적이란 참 기분 나쁜겁니다.

이런 근무를 앞으로 몇번을 더해야 제대를 할까 계산하다가, 친구생각, 부모님 생각, 잡생각을 하며 

그야말로 멍을 때리고 있던 때였습니다.






"야"

저도 모르게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선임 목소리면 관등성명이 자동으로 나와야 하는데 선임 목소리는 아니였으니까요.

그리고 선임은 바로 옆에 나란히 있었습니다. 저를 부르는 것이었다면 제가 모를리가 없습니다.

속삭이듯 나지막하면서도 확실하게 들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왜 속삭일 때 숨소리 섞인 소리 아실겁니다.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잠시 굳어지다 옆눈길로 선임을 살피니 자고 있었습니다.



"야"

.............속삭이듯 나지막한 목소리는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전신에 퍼지는 소름...혹시나 누가 온건가.. 뒤를 돌아봐야 하나...;;





"야"


시간이 멈춘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일단 정신을 차리고 옆에서 기대 자고 있는 선임을 깨우는게 가장 현명한 대처 같았습니다.
그 순간 제 귓전 가까이에서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




"쌩까냐"


도저히 혼자서 못견딜 것 같은 마음과 선임이 빨리 잠에서 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임을 흔들었습니다.

자다 깬 선임에게는 앞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둘러대고 왠지 모를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몸 전체가 부들부들 떨리면서 근무가 끝나고 어떻게 교대했는지 어떻게 깜깜한 산길을 내려왔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쌩까냐라는 말이 웃길수도 있는데 귓전에 대고 속삭이 듯 쌩까냐는 그말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제대 후에 다른 헛소리를 들은 경험이 한번 더 있는데 기회가 되면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오늘 묘하게 공게글에 꽂혀서 눈팅하다가 처음으로 공게에 글 올리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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