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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대 첫 발 뗀, 18세 농구 소년의 무한도전
게시물ID : basketball_76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은연인
추천 : 1
조회수 : 4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4/28 19:20:11

한국 농구 선수 최초로 스페인에 진출한 양재민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은 소년 양재민(18ㆍ200㎝)은 언제나 남들과 다른 길을 갔다. 새로운 도전은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으로 다가왔다. 유년 시절 뉴질랜드로 농구 유학을 떠나 드리블과 슈팅 등 기본기를 갈고 닦았다. 2013년 서울 삼선중 2학년 때는 막내로 16세 이하(U-16)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돼 아시아대회를 뛰고 난 뒤, 해외에서 농구를 하고 싶은 도전 정신이 생겼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6년 5월 행동으로 옮겼다. 매니지먼트사의 도움으로 스페인에 있는 양재민을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친구들이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시기에 경복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스페인을 도전 무대로 택했다. ‘축구의 나라’ 스페인은 농구 인기도 상당하다. 프로 리그가 5부까지 있고, 세계 랭킹은 미국에 이은 2위다.

스페인 월드스포츠매니지먼트사의 도움을 받은 양재민은 마드리드에 연고를 둔 레알 마드리드, 무비스타, 후엔라브라다 세 구단의 유소년 클럽과 2015~16시즌 U-18 스페인 유소년 리그 우승팀 또레로도네스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그 결과, 후엔라브라다와 또레로도네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코칭스태프가 더 낫다’라는 평을 듣고 또레로도네스를 선택, 그 해 9월부터 꼴레히오 산 이그나시오 데로요라 또레로도네스 학교의 18세 이하 유소년 농구팀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한국 농구 사상 최초의 유럽 진출이다. 

축구로 보면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20)와 이승우(19)처럼 진출한 사례다. 양재민은 “농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해외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며 “나보다 더 크고 실력이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배우고 싶었던 마음이 늘 마음 한 편에 있었다”고 말했다. 

양재민은 출국 전 준비도 철저히 했다. 해외진출에 대비해 영어 과외를 따로 받았고, 스페인행 확정 후에는 스페인 어학원에서 단기 속성 수업을 들었다. 아버지 양원준 여자농구연맹(WKBL) 사무총장은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물론 새 환경에서 적응은 쉽지 않았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한국과 달리 학교 수업을 꼬박꼬박 모두 듣는 것이 힘들었다. 하루 일과도 빡빡하다. 보통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한 시간 가량 새벽 운동을 한다. 오전 8시 반까지 등교를 하고, 오후 3시쯤 클럽하우스에 가서 4시부터 농구공을 잡는다. 슈팅 연습과 수비 훈련을 저녁 식사 전까지 한 다음 오후 8시부터 메인 코치가 두 시간씩 전술 훈련을 지도한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추가 슈팅 연습은 각자 알아서 하며, 귀가 시간은 대략 밤 10시 반 정도다. 이후 한 시간 가량 가족과 연락을 하는 등 개인 시간을 보낸 뒤 11시30분에 잠자리에 든다.

리그 일정은 주말마다 경기를 하며, 가끔씩 평일에도 경기 일정이 있다. 때로는 성인 B팀(4부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그 동안 자신이 해왔던 농구가 아니라 적응 과정이 필요했다. 한국에서는 팀 내 에이스로 공을 잡는 시간이나 공격 횟수가 많았지만 각국의 기대주들이 모인 스페인 팀에서는 개인 플레이 성향이 강해 처음엔 낯설었다. 포지션도 원래 자리인 스몰포워드가 아닌 슈팅가드 또는 포인트가드를 소화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고, 리그 특성을 파악하면서 점점 주축 선수로 성장해갔다. 

양재민은 지난해 2월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 기간에 열린 ‘국경 없는 농구 캠프’에도 뛰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페인 복귀 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친선대회에 참가해서는 소속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또 이달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마드리드 주니어리그 플레이오프인 ‘파이널 4’에서 뛰었다. 이 대회는 한 시즌 동안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네 팀이 한 차례씩 맞붙어 상위 세 팀이 스페인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방식으로 열렸는데 양재민의 또레로도네스는 3패로 4위에 그쳐 탈락했다. 양재민은 두 번째 경기에서 손가락을 다쳐 마지막 3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 10분간 뛰며 3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재민은 “농구 이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농구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은 한 해였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스페인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는 “최초로 유럽 무대에 나서다 보니까 한국인 친구나 동료도 없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그러나 내가 선택한 길인만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이 악물고 버텼다.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음식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지난해 12월 중순 2주 정도 다녀오기도 했다. 당시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양념장을 만들어간 어머니 덕분에 좋아하는 김치 두루치기, 닭볶음탕 등을 마음껏 먹었다.

양재민은 학사 일정을 소화하고 내달 귀국한다. 진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족과 상의할 계획이다. 스페인은 대학 리그가 없어 바로 프로 팀 입단을 두드린다든지, 미국 또는 국내 대학 진학 방법 등이 있다. 그는 “국경 없는 농구 캠프에서 NBA 올스타전도 보고, 세계 청소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뛰니까 많이 설렜고, 흥분도 됐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NBA에서 단 한 경기라도 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양재민은 자신의 ‘무한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범한 선수가 되고 싶지 않아서 유럽 무대(스페인)에 도전장을 내밀고, 지난 1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야오밍(중국) 선수처럼 아시아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basketball/news/read.nhn?oid=469&aid=000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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