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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5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5
조회수 : 14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1/18 18:11:40
김요한, 촛불
산다는 것은
가슴속에 촛불을 하나씩 켜는 일입니다
촛불이 사랑이 되어
세상을 밝히는 일입니다
별과 별들이 마주 바라보며
마음을 밝히듯
산다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의 빛을 밝히는 일입니다
정공량, 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길의 상처를 달래 주는 몇 그루
나무에게 묻는다
상처는 달고, 달기 전에 쓰고
쓰기 전에 매웁다고
모든 그리움은 쉽게 그러나 더욱 아쉽게
끝나고 마는 세월 속의 이야기라고
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내 상처 내 마음의 흔적을
아직 빛나는 어느 날의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세월에게 묻는다
길은 길며 내일은 멀고
오늘은 짧으며
나를, 세월은 기다리지 않는다고
류시화,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장세희, 왜 내 마음을 흔들었니
갈대숲에 휘몰아치던
한때의 회오리바람처럼
너 왜 내 마음을 흔들었니
흔들다가 싫어졌으면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고 가지
너 왜 흔적도 없이 떠나버렸니
마른 풀처럼 여윈 몸 곳곳에 슬픔이 배어
하룻밤도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 나인데
네가 흔들고 가버린 내 마음
이젠
작은 소슬바람에도 화들짝 놀라고 마는데
왜 내 마음을 흔들었니
흔들기만 하고 그냥 가려면
추억이나 남기지 말지
왜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서
나를 아프게 하니
김수현, 가끔은
유행가 가사처럼
그리운 이름 하나쯤 새기어
바닷가 이름 모를 섬 속에 새겨두고
문득 생각에 젖어
그리워할 수 있는 차 한 잔의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떠밀려오듯 살아온 내 젊은 날의 초상이
그리운 이 하나 없는 이 섬에서
이방인이 된다면 이 얼마나 서러우랴
우연히라도 낯선 곳에서
지난날 추억 하나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애련한 그리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첫사랑의 기억 같은
내 삶의 이야기 하나쯤 풀어 놓으며
밤새도록 재잘대며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그런 풋사랑 같은 그리움
하나쯤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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