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군게 취준생들께 드리는 몇 가지 팁
게시물ID : military_765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애널의유머
추천 : 12
조회수 : 57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05/11 15:56:39
옵션
  • 창작글
2030 세대의 고립감과 박탈감 얘기를 제가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몇 번 말씀드렸는데, 일단 열심히 저도 노력할 거구요..

당장 제가 여기 계신 여러분께 도움드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하나 남겨요. 저는 올해 마흔이고 연구원 같은 곳에서 일하는데, 대학생 인턴정도는 제가 면접관으로 들어가기도 해요. 여기에도 이래저래 취업땜에 고민하는 분들 많을 거 같은데, 몇 가지 팁을 드리려고요. 대학생 인턴 뽑는 기준이라서 정규직 취업면접과 같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기본 메커니즘은 똑같으니까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요. 

예전에 한 번 올린 글이기도 한데, 군게여러분을 위해 '군필남성용'으로 각색해서 다시 씁니다.

1. 자기소개서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제 입장에선 그랬습니다. (물론 이건 수천, 수만명이 지원하는 대기업은 다를지도 모릅니다만, 저희 조직급 규모에선 중요했습니다.) 물론 저는 어느정도 걸러진 30여명의 자소서만을 손에 쥐게됐는데요, 꽤 꼼꼼이 읽게 됩니다. 

자소서에서는 크게 몇 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먼저, '논리적으로 자기생각을 구성해서 서술할 수 있는가'여부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뭘 했고,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나열한 글보다는 비록 흔히 말하는 '스펙'은 별게 없더라도 자신이 겪었던 일,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잘 엮어서 '소제목'을 달아가면서 구성한 사람들은 일단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뢰가 가거든요. 

팁: 복붙 자소서는 최종단계까지 어디에선가는 뽀록 나게 되니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지원하는 회사에 맞춰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소제목으로 단락을 나누는 건, 각기 주제를 보여주고 읽는 사람 역시 잘 읽혀서 훨씬 좋다. 

2. 토익은 '성실성 지표'일뿐이다.

저희가 뽑았던 인턴직군은 시기별로 약간 차이는 있지만, 실제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을 해야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직군이었는데요, 토익점수는 여기에서 (900점이 넘느냐 안넘느냐 따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저 부터 토익점수=영어실력 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하거든요. 

다만 500~600점(지원자 중에 이런 분은 없었습니다만)대라면 인문사회계 출신으로서는 약간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은 들었을 것 같습니다. 대신 저는 영어능력 평가를 위해 한참 면접을 하던 중 돌발적으로 영어로 질문해서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테스트했습니다. '유려한 발음', '준비된 듯한 코멘트를 억지로 상황에 껴넣는 것'은 높게 평가하지 않았고, 질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약간 버벅대더라도 충실하게 답변하려는 사람을 오히려 높게 쳤습니다. 

팁: 토익 점수에 매달리기 보다, 우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게 중요하고, 그게 돼야 영어든 중국어든 자기가 잘하는 언어로 다시 표현이 된다.

3. 어설픈 포장은 바로 티난다.

저도 직접 면접에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티가 잘나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좀 까칠한 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동아리 활동, 개인 경험을 과장해 서술하면 반드시 묻고 싶어지고, 진실이 아니면 혹은 과장이 있으면 반드시 표가 납니다. 

"이런 저런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익혔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에피소드 때문이었는지요?"

라고 물으면 그냥 후려쳐 쓴 분들은 바로 버벅거리기 시작하고, 약간 과장한 분들은 여기까진 잘 설명합니다. 

그런데, "아 그렇군요. 그러면 그때 그 에피소드에서 지원자께서는 ~~~~한 역할을 하시면서 리더십을 익혔다는 말씀같은데, 저는 그게 왜 곧바로 리더십하고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래요?" 뭐 이렇게 나가면 이쯤에선 버벅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고 싶던건 리더십을 키웠냐 아니냐(동아리 활동에서 키워봤자 얼마나 커지겠습니까)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긍정적 에너지나 교훈으로 바꿔냈느냐 였고, 더 중요하게는 진실성 여부 확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인턴지원자분은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캐물은 적이 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최근에 제대로 읽은 책은 없었습니다. 근데 그분은 그때 충격을 먹었는지 정말로 엄청나게 독서량을 늘려서 다음에 다시 지원했고, 그때에는 제가 (그분인지 기억못하고) 뽑았습니다. 

팁: 진실성은 생각보다 잘 보인다. 어설픈 포장, 심한과장 모든 건 티나니 차라리 솔직하고 진솔하게 하라. 

4. 군필자들에게만 드리는 팁

1)군대 경력에 대한 질문?
-보통 군대는 군필 여부만 보지 딱히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군대에서 특이한 경력이 있다면 아직 남성이 많은 면접관들은 흥미로울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자소서 쓸때 한두줄 넣으면, 오히려 꼰대(당연히 남자는 군대갔다오고, 사내는 쪼잔하게 그런것 같고 생색내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보다 젊은 남성 면접관들이 관심을 가질 경우가 많습니다. 
"오군게씨 보니까 군대에서 특이한 이런 경력이 있는데, 그리고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 어떤 거죠? 자세히 좀...." 식의 질문이 유도될 수 있고 그때 나름 잘 설명하면 점수 얻을 수 있어요. 중간에 낀 저희 세대는 2030남성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어요. 특별히 잘 보이라는 게 아니라, 꼰대들이 '남자는 당연히 군대갔다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남자가 유리한 거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 안하거든요. 

2)남자 면접대상자들의 단점과 장점
-일단 단점은 여성 지원자들보다 조금씩 수치로 나타나는 스펙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뭐 그냥 큰 문제 안돼요. 다만 면접시에 확실히 여성 지원자들이 말을 더 잘하기는 해요. 평균적으로. 그런데 뭐랄까 좀 버벅대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답변을 하는 남성들은 굉장히 점수를 높게 받아요. 여성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매끈하게 말을 잘 하고 포장이 잘 돼 있는데, 그런 '연습된 화법'은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가 돼요. 왜 가끔 옆에 엄청 말잘하는 지원자가 있었는데 떨어진 경우 보면 면접관들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아봐서 그런거에요. 
-다소 투박한 말투와 화법이더라도, '아 이 지원자가 진짜 우리 회사에 대해 연구 많이 했고 되게 오고 싶구나. 괜찮은 친구구나'라고 느껴지면 호감도가 엄청 올라갑니다. 예전에 자소서 30장 걸러서 면접보는데 20명이 여자였는데, 오히려 10명의 남자 중에서 더 뽑은 경우를 생각해보면, 딱 그 차이였어요. 막상 면접보니 다르더라는 거죠.
-남자 지원자들의 장점은 군생활 경험이 '압박면접'에 도움이 된다는 거에요. 멘탈이 확실히 더 강해서 처음에 좀 당황하는 거 같아도 잘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회사는 워낙 그런일이 비일비재한 곳이다 보니 면접 볼 때 그거 잘 하면 점수 잘 따요. 
=>압박이 들어가는 경우는 둘 중 하나에요. 정말 맘에 들거나, 아니면 정말 맘에 안들거나. 정말 맘에 안들어서 압박 들어갔어도 오히려 잘 넘어가면 극호로 바뀔 수도 있어요.

---------------------------------

이 정도로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앞으로도 도움될 체험을 하게 되면 팁처럼 올려드리도록 할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