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를 떠난 뒤에도 떠나지 않는 사람이여
(안도현,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최영미, 옛날의 불꽃)
어디에서 피건
내 가까이에서만 피어라.
건너지도 못하고 오르지도 못할 곳이라면
다가갈 수 없는 네가 미워질지도 몰라.
그저 이렇게라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나를 다 태워서라도 널 갖고 싶은 꿈일 뿐이다.
(이채, 짝사랑)
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김경주, 비정성시)
바라볼 수는 있지만,
가까이 할 수는 없다.
그 간격 속에
빠져죽고 싶다.
(이정하, 간격)
기다리는 시간도 봄이다.
보내고 그리워하는 시간도 봄이겠지.
당신을 기다리고 보내고 그리워한 시간까지
다 사랑이었던 것처럼.
(황경신, 밤 열한 시)
내 삶보다 더 많이
널 사랑한 적은 없지만,
너보다 더 많이
삶을 사랑한 적도 없다.
(최옥, 너의 의미)
그대가 없다는 생각만 해도 내겐 한 우주가 무너지는 것이더라
(김대식, 그대가 있음에)
[출처] 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작성자 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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