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버렸다.txt 有
게시물ID : lovestory_76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봇
추천 : 15
조회수 : 17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11/08 17:13:34
나기철 / 맑은 물
세수를 했는데
잊고
또 세숫물을 받았다
물을 내리며
두 손을 깍지 낀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세요.
류시화 / 자살
눈을 깜박이는 것마저
숨을 쉬는 것마저
힘들 때가 있었다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한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
내가 남을 버리는 것보다
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무가 흙 위에 쓰러지듯
그렇게 쓰러지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당신 앞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
서덕준 / 이끼
마음가에 한참 너를 두었다
네가 고여있다보니
그리움이라는 이끼가 나를 온통 뒤덮는다
나는 오롯이 네 것이 되어버렸다.
구영주 / 헛된 바람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처음
내 안에 들어왔을 때의
그 예고없음처럼.
류시화 / 잔 없이 건네지는 술
세상의 어떤 술에도 나는 더 이상 취하지 않는다.
당신이 부어 준 그 술에
나는 이미
취해 있기에.
문정희 / 겨울 사랑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서덕준 / 꽃밭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더니
너 때문에 내 마음엔 이미 발 디딜 틈 없는
너만의 꽃밭이 생겼더구나.
복효근 / 안개꽃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류시화 / 별에 못을 박다
어렸을 때 나는
별들이 누군가 못을 박았던
흔적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별들이 못구멍이라면
그건 누군가
아픔을 걸었던
자리겠지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