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거듭나는 '뉴문(새로운 문재인) 플랜' 가동에 나섰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대선에서는 야권의 지지를 총결집 시키고도 정권교체를 하지 못했다"며 "문 전 대표 자신부터가 이제까지의 한계를 넘어 완전히 새롭게 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들은 대권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 문 전 대표의 가장 달라진 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앞서 보여줬던 점잖은 모습이나 '사람 좋은' 이미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단호한 마음가짐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이는 문 전 대표의 최근 메시지 전략 변화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문 전 대표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경우에는 현안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추석연휴 막바지인 지난달 17일 이후에는 거의 매일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고 안치범 씨에 대한 조문 등 비공개 일정도 SNS에서 소개하고 김제 농가현장 등 지역방문 일정도 기자들에게 사전에 공지하고 있다.
농민과 대화하는 문재인 전 대표(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일 전북 김제시 공덕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을 방문해 농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풍년 농사인데도 쌀값이 떨어져 농촌에 시름이 깊다"면서 "농촌이 더 무너지기 전에 쌀값 안정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10.2doin100@yna.co.kr 메시지의 내용을 봐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의무"(1일 헬기사고 순직장병 조문 후),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바로잡는 길은 입법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2일 국감 파행사태가 끝난 후) 등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의 비전을 충실히 메시지에 담고 있다.
강력한 의지와 함께 기존에는 없던 '절박함'이 더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문 전 대표는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물론, 특히 원외 시민사회 인사들은 물론 학계나 전문직 인사들과도 쉼 없이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대선에서 도와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도층을 포용하고 외연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 역시 지난 대선에서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문 전 대표 측 주위에서는 기존의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것에만 머무른다면 '48%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번져 왔다. 다양한 인사들을 주위에 두고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야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이를 위해 지난 대선부터 계속 힘을 보탰던 인사들 대신 새로운 사람들이나 권위를 갖춘 학계 저명인사 등이 전면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외형 확장으로 자칫 조직이 느슨해지리라는 우려도 있지만,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단호함을 보이며 신속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변화는 과거의 진보진영과는 달리 빠른 판단과 추진력을 갖춘 '유능한' 모습을 보여, 수권 능력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 못지않게, 이런 변화가 실제로 국민에게 잘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는 어려운 숙제도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