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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살구색 노을이 네 뺨을 닮았다 했어.txt 有
게시물ID : lovestory_76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낡은시집
추천 : 12
조회수 : 123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10/23 23:52:18
저기 저 하늘 좀 봐
달이 손톱처럼 실눈 떴다
네 손톱일까? 어쩐지 살구색 노을이
네 뺨을 닮았다 했어
갈대가 사방으로 칭얼댄다
네가 너무 아름다워서겠지
어느덧 네 짙은 머리칼처럼
하늘에도 먹색 강물이 흐른다
너를 향해 노를 젓는 저 달무리를 봐
머리 위로 총총한 별이 떴구나
마치 네 주근깨같기도 해
그래 맞아, 그만큼 어여쁘단 뜻이야
저기 저 들꽃 좀 봐
꽃잎이 사정없이 나풀거린다
네 눈썹일까?
아니면 네 입술일까?
너를 쫓는 근위병, 서덕준
알전구의 필라멘트가
탁 끊어질 때의 잔광, 기억하는지
오늘 하루의 별들은 잔광으로만 남는다
모두 우물을 안고 잠들었나 보다
그래서 더 깊어 보인다
깊은 우물은 함부로 철벅이지 않는다
잔광의 고요가 깊을 때
우리 옷깃만 스쳤다고는 말하지 말자
고요, 강연호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서시, 나희덕
무지개가 검다고 말하여도
나는 당신의 말씀을 교리처럼 따를 테요
웃는 당신의 입꼬리에 내 목숨도 걸겠습니다.
당신의 나의 것, 서덕준
왜 그렇게 젖어 있는가
너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왜 이렇게 젖어 있는가, 이현호
마음아
아무 곳에나 널 내려놓지 마
어디나 다 사막이야
마음아
아무 곳에나 들어가지 마
어디나 다 늪이야.
마음아, 천양희
나에게
네가
무엇이었는지 묻는다면
나는
별것 아니었다고
말하겠네
그저 눈물로 사랑했다는
사실만 비밀로 하겠네.
별것 아닌 비밀, 서덕준
그립다는 것은
가슴에 이미
상처가 깊어졌다는 뜻입니다
나날이 살이 썩어간다는 뜻입니다.
그립다는 것, 안도현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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