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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1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재영
추천 : 1
조회수 : 79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0/16 11:28:57
12.
 

산새 들새 모여앉아
사랑노래 부르면
그리운 내 님 생각
꿈에서나 만나볼까.
 

곱게 벗은 사내 신발
댓돌위에 가지런하니
행여 님의 신발인가
조심해서 살펴본다.
 

달이지고 새벽 오면
햇빛 좋은 새 날 오고
길고긴 기다림 가면
님 오실 날 눈앞이라.
 

바지랑대 분홍치마
한 나절에 마르는데
긴 긴 하루 다가도록
님 오신다 소식 없네.
 

찬 우물 한 사발로
목마름은 가시지만
님 향한 사랑 마름은
지우려도 하지 않네.
 

감미로운 님의 소리
옥그릇에 고이 담아
바람 불어 스산한 날
화롯불처럼 쪼이리라.
 

님의 손길 모았다가
문틈으로 스며드는
동지섣달 설한풍에
문풍지로 대신하자.
 

구름도 쉬어 넘는
오솔길 큰 재에서
님 소식기별 받고
급히 머리 단장한다.
 

기다림에 애타는 마음모르고
구름처럼 바람처럼 쉬엄쉬엄
발아래 청산도 둘러보고
황금들에 오곡도 둘러보네.
 

 

13. 금의환향
 

한양에서 과거 등과
장원 급제 별을 달고
어사화관 높이하고
금의환향 하신다네.
 

한양가신 고운님이
분홍 꽃신 사 오신다
소슬 대문 활짝 열고
청사초롱 불 밝혀라.
 

사랑채에 불 지펴라
먼 길 재촉 오시는 님
말안장에 높이 앉아
한기 들어 고뿔 날라.
 

기름등잔 심지 돋워
사랑채를 밝혀라
가마솥 불 지펴
더운 진지 지어라.
 

사랑방 아랫목에
비단이불 곱게 펴라.
머리맡 자릿기도
잊지 말고 갖추어라.
 

나랏일 보시는 님
오죽이나 힘이 드랴
아이들아 물러서라
깊은 잠을 방해 될까.
 

님의 얼굴 살펴보니
객지생활 짐작된다.
몸 편히 마음도 편히
나랏일 오죽 힘들까.
 

나랏일이 먼저이고
가족 일일랑은 뒤로
천천히 하면 될 것
하루 밤 편히 쉬고
밝으면 또 떠날 채비.
 

금의환향 좋더니만 님 볼 날이 며칠인가.
밤낮으로 기다리는 그 마음만은 잊지 말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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