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님 오신다네.
봄비는 꽃비라네
봄바람은 향기라네
님은 봄 향기 가득 안고
벌 나비 앞세우고 오신다네.
개울너머 너른 들을
한 걸음에 건너뛰고
바람도 비켜 세우니
꽃향기도 비켜서 서네.
풀 한포기 흙 한줌도
우리 님 주신 귀한 선물
바람 한 점 향기 한 점도
나를 위해 남긴 귀한 것일세.
그윽한 님의 향기는
옥쟁반에 담아두고
바람 불고 거친 날
나만 아껴 보리라.
산새 들새 노래하는
언덕 너머 고개 길에
님 오신다는 기별 오면
바지랑대 빨래 걷고.
장독대로 달려가서
토장국 맛나게 끓여
우리 님 드실 진지 상
정성으로 차려 낸다.
밥 한 그릇 국한사발
맛나게 드신 후면
그동안 쌓인 피로
꿀맛 같은 잠이 들고.
세상일을 둘러보고
내일 날을 기약하고
한 걸음에 달려 와준
내 님은 고운님.
님은 예쁜 눈 고운 마음으로
이리보고 저리보고 어화 둥둥 좋을시고.
아이야 재 너머에서 님 오신다는 기별 왔으니
소슬 대문 활짝 열어 반겨 맞을 차비 서둘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