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르르르릉!!! 따르르르르르릉!!

 

소방벨 소리를 듣고 나는 듣던 책을 떨어뜨렸다.

 

'자 얘들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잘 알지! 줄을 서서 모두 잔디밭으로 나가도록. 소지품은 전부 놔두고 가거라"

 

난 다른 학생들 만큼이나 이 소방훈련을 좋아하지 않는다. 벨소리는 너무 크고, (너무 작은) 잔디밭에 학생 모두가 들어가야 할 뿐더러,

 

밖은 엄청 춥기 때문이다.

 

우리는 줄을 맞춰 잔디밭을 향해 걸었다.

 

"이게 진짜 화재였다면 혼돈과 카오스였을텐데"

 

하고 나는 혼자 낄낄댔다.

 

잔디밭에 가까워지자, 나는 잔디밭을 둘러싼 철제 펜스를 보았다.

 

"참나 이젠 우리에라도 들어가라는건가?" 하고 생각했다.

 

잔디밭에 들어가고 나서 우리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난 어리기때문에 딱히 많은 종류의 냄새를 알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이 냄새는 분명히 기억만 못할 뿐 어디선가 맡아본 적이 있는 냄새였다.

 

곧 잔디밭은 아이들로 가득 찼고 아이들이 서로를 밀치기 시작할 무렵에도 나는 이 냄새가 뭘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코를 찌르는 냄새.

 

거의 구역질이 날 듯한 냄새...

 

이 냄새를 아버지와 주유소에 갔을 때에 맡아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선생님께 말씀드리려 뒤돌아 보니,

 

그곳에는 라이터로 잔디에 불을 붙이고 있는 선생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