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건 넌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사니.
오빠야.
어제 저녁에 어쩌다 오빠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원치도 않는데 소식 들었다.
왜 그러니.
나랑 헤어지고 오빠 상태 장난 아니라는 말에, 당시에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난 분명 헤어지자고 할때 계속 잡았고, 계속 싫다고 한 건 그쪽 아니냐. 이제 와서 이런 이야기 들은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지금 만나는 여자랑 행복하라고 해라. 나버리고 만난 여자니 행복해야 할 것 아니냐.'
이렇게 말했는데...
오늘 아침도 어제와 다름없이 눈뜨고 오빠생각나고 그리고 어제 오빠 힘들어한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아침부터 괜히 눈물에 한숨이 나네.
헤어진 지 4개월 남짓 됐고, 오빠 옆에 다른 여자도 있는 지금 잊을 법도 한데
잘 사는 척 하면서 여전히 나는 오빠 걱정을 하고 있네.
내가 울고불고 매달리는거 매정하게 버리고 떠났으면 유쾌하게 잘 살아야지.
왜 주변사람들이 너를 피하고 싶어 할 만큼 자신을 학대하니.
오빠 입에서 들은 정확한 이야기 아니고, 그 사람 추측일 수 있으니 흘려들으려고 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한다더라고.
요즘 오빠 많이 이상하다고. 히스테리도 부린다고.
날 버렸으면 행복해야지 오빠. 잘 살아서 나도 독기 올라 잘 살고 싶게, 그래야지.
왜 막살려고 하고 그래.
진짜 속상하다, 나.
우리 삼년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처박은 오빤데 그게 정말 밉고 아직도 배신감에 분노가 남았는데
어제 그 말 들으니까 그런거 다 사라지고 그냥 오빠가 안타까워.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안타까워.
옆에 그 여자는 뭐한데.
오빠가 그렇게 막살겠다는데 그냥 내버려두니?
그러지 마 오빠 진짜.
물론...우리는 이미 끝났고 더이상 내가 신경 써주는 건 오지랖에 애너지 낭비일 뿐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는걸 안가게 할 수는 없어서 이렇게 혼자 중얼거려본다.
나한테 염치가 없어서 친구쪽으로 돌려서 안부 묻는다더라.
염치없는거 알면, 잘 살아 제발.
그리고 나보다 성격 안좋다는 그 여자 말고 좀 괜찮은 여자좀 만나.
그 여자랑 오빠 같이 있는거 봤을 때, 왜 오빠가 더 어둡고 지쳐보였는지 모르겠어.
친구들도 그러더라. 나 버리고 만난 여자치고는 별로 안행복해보인다고.
내가 오빠 신경좀 안쓰게 제발 잘 살아줘.
그래야 나도 오빠 쉽게 끝낼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