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한테는 집이 있었을까? 날개를 늘어뜨린 채 죽은 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아들이 물었다. 장례식장에서 조금 떨어진 푸른 나무 밑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난 딸아이의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들의 손에서 나의 손으로 죽은 새를 건네받았다. 차갑다. 나이에 맞게 딱딱하게 굳은 손바닥에 내 손바닥만큼이나 딱딱하게 경직된 새의 질감이 전해졌다. 집으로 돌려보내주자. 아들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들의 걸음을 따라 새를 발견했던 나무에 도착했다. 누군가가 붙여놓은 것처럼 선명한 잎 몇 개가 노랗게 달려있는 작고 마른 나무. 그 가지에는 얼기설기 엮여진 둥지가 있었다. 아들이 새를 다시 건네받았다. 내 목에 올라탄 아들은 살포시 가지 위 둥지에 새를 올려놨다. 이제 돌아가자. 어디로? 네 누나 있는 곳에. 아들은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고개를 숙였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펑펑 울었다. 아이인데도 조숙한 면이 있다. 자식의 그런 면을 보게 될 때면 부모는 안타까운 마음이 될 수밖에 없다. 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나 있는 곳 모르잖아. 아들이 훌쩍이며 말했다. 난 지그시 눈을 감았다. 딸이 수학여행 도중 탄 배는 침몰했다. 많은 아이들이 실종됐다. 몇 달이 지난 지금에서도 난 생각한다. 살아는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둥지에 돌아오기만 해주기를.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멀고 깊은 그곳엔, 돌아갈 집이 있을까.
그저 짧기만 한 글이지만 쓰는 데에 너무나 오래 걸렸습니다. 더 오래 기억하고자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다잡으며 쓴 글입니다. 짧고 보잘 것 없는 글이기에 전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을 테지만... 아주 잠깐이라도 기억해주시고 더는 잊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