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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5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158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9/29 20:41:18
문정희, 체온의 시
빛은 해에게서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그대 손을 잡으면
거기 따스한 체온이 있듯
우리들 마음속에 살아있는
사랑의 빛을 나는 안다
마음속에 하늘이 있고
마음속에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사랑이 있어
어둡고 추운 골목에는
밤마다 어김없이 등불이 피어난다.
누군가는 세상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세상은 사막처럼 끝이 없는 곳이라고 말하지만
무거운 바위 틈에서도 풀꽃이 피고
얼음장을 뚫고도 맑은 물이 흐르듯
그늘진 거리에 피어나는 사랑의 빛을 보라
산등성이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을 보라
우리 마음속에 들어 있는 하늘
해보다 더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아니면
어두운 밤에
누가 저 등불을 켜는 것이며
세상에 봄을 가져다주리
홍성란, 따뜻한 흔적
지우개 없어도 사람은 상처를 지우지
버릴 데 없는 가루들 밀쳐둔 마음 곳간
바람이 떨궈낸 잎새처럼 따뜻하게 익어가지
내 부르지 않아도 창밖에 우는 새여
네 작은 발가락 희미한 목소리 아파
이따금 가려운 흔적 따뜻하게 긁어주지
나호열, 가시
그 말이 맞다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아프다
내 가슴을 떼어내어
너의 가슴에 닿는 순간
가시가 되어야 하는 것을
그래서 네가 눈물 흘리는 것을
이번에는 네 가슴을 떼어내어
나에게 다오
찡긋 한 쪽 눈을 감고
나는 웃겠다
그 말이 맞다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 기쁘다
신형호, 달빛, 어깨에 기대다
잎새치고 달아난 바람이
능선의 허공에 앉아 합장하는 시간
느긋한 달빛 어깨에 내려앉는다
솟구치는 꿩소리 솔가지에 걸려 넘어지고
두고 온 마음 두근거리는 밤
기어가는 자벌레 한마리 뒤로
온 밤의 고요가 떨어지고 있다
호수 주변에서 배회하던 달이
슬며시 나를 끌어 안는다
하늘이 달빛에 기울어진다
박시교, 독작
상처 없는 영혼이
세상 어디 있으랴
사람이
그리운 날
아, 미치게
그리운 날
네 생각
더 짙어지라고
혼자서 술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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