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길가에 가을의 향기를
나날이 더하는 예쁜 꽃들이
스스로 자랑하듯 만발하였습니다.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도 앞 다투어 피었고
누구나 잘 아는 꽃들도 길 가득하게 피었습니다.
봄이 가고 따가운 여름을 지나 산과들에는 온갖 열매
갖가지 곡식들이 풍성한 결실의 계절 마음도 넉넉해지는
가을이면 생각나는 꽃은 들국화 꽃과 코스모스일 것입니다.
중랑천을 따라 수 킬로미터에 걸쳐서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아침을 달리는 모습이 탐스러운 건강이고
자연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살아있는 그립입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기 위하여
이른 봄 많은 이들이 터를 다듬고
거름을 주고 씨를 뿌렸습니다.
스쳐가면서 아름답다고 감탄 하는 우리들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순간 이토록 큰 아름다움이 만들어 진다면
아마도 이처럼 큰 감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도 이와 같아서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다른 희생을
대신 하기 때문에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허허벌판 폐허였던 우리들의 고향
그 모든 한반도 산하가 산은 민둥산이고
들은 온갖 풀들이 무성했었습니다.
나랏님이라던 그들 가난한 민초들의 먹을 것 하나도
해결 해 주지 못했던 암을 했던 길고 긴 세월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절입니다.
자식들을 살리고 가족을 살리고 집안을
다시 일으킨다는 각오로 그 시절의
부모님들은 밤낮 일을 했습니다.
산에 나무가 없어서 벌거숭이 민둥산인 것을
온 동네 사람들이 힘을 모아 그 민둥산에
나무를 심었고 쑥대밭을 옥토로 다듬었습니다.
밤을 낮처럼 다 같이 일하고 가꾸고
정성과 노력을 모아서 만들어 낸
옥토이고 오늘의 푸른 산입니다.
밤에 잠을 자면서도 비가 오면 물길 걱정
해가 뜨거우면 들에 심은 곡식 걱정
걱정이 끄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 낸 옥토
주변의 푸른 산 오늘 같은 이러한 경제 발전
이러한 것들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어느 젊은이는 옛날 생활보습을 담은
영화를 보고 한 말이 “ 토가 난다 ” 라는 말을 했는데
젊은이의 부모님이 그 말을 들었다면 무어라 했을 까요.
요즈음 젊은 그들이나 영화를 보고 말한 젊은이나
눈앞에 있는 일만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해안의 눈을 갖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게 이해를 하려 해도 할 수 있는
능력이 나 역시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밥을 짓거나 땔 나무를 구하려고
먼 산길을 가야 했던 시절 먹을 물 길러
물지게 지던 시절은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이른 아침 상쾌한 공기와 코스모스 꽃길을 보고
옛날 일들이 생각나 서툰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일 년이면 만들어 지는 풍성한 꽃길도 이처럼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폐허에서 오늘 같은 풍요로운
생활을 만들자니 얼마나 많은 일과 노력이 있었을까요.
젊은이들이 행여나 자기가 힘든 것은 하늘처럼 크게
부모님들이 힘들었던 것은 그것쯤이야 라고 한다면
아마 어른들은 배은망덕하다며 진노 할 것입니다.
세상은 이웃이 서로를 이해하며 정을 나누고 또 서로가 의지 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야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오늘의 젊은이가 새로운 희망 새로운 빛이 되어주기를 희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역지사지라는 옛말 같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상대방을 인정해야
나도 이웃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고 생각각합니다.
오늘처럼 아름다운 꽃길을 혼자서 만든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 하다는 사실입니다.
코스모스 꽃길에서 남다른 즐거운 한낮을 보내면서 감사와 염려와 그래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