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마음 사이에
무지개가 하나 놓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사라지고 만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사랑, 이정하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 황인숙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고정희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언젠가 너로 인해 많이 울게 될 거라는 걸 알아.
-언젠가 너로 인해, 가을방학
그리움이란 멀리있는 너를 찾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남아 있는 너를 찾는 일이다. 너를, 너와의 추억을 샅샅이 끄집어내 내 가슴을 찢는 일이다. 그리움이란 참 섬뜩한 것이다.
-외딴방, 신경숙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죽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베르톨트 브레히트
내 마음의 초록 숲이 굽이치며 달려가는 곳
거기에 아슬히 바다는 있어라
뜀뛰는 가슴의 너는 있어라
-빛, 이시영
내 남은 시간은 너의 것이니까. 천천히 가지러 와.
-트위터의 @ Iwant_E
인생에는 폭풍우가 있다. 폭풍우는 늘 지나간다. 밤으로 바뀌지 않는 낮이나 영원히 계속되는 폭풍우는 결코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영어 문제 해설집 중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 창가에도
아마 몇 줄기는 내려지겠지
-첫사랑, 김소월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
병
에
꽂
아
다
오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최승자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당신은 말을 잃고 내게 오는가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김형영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기억의 자리, 나희덕
아,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발자국,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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