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4급수에서만 사는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
시궁창 같은 뻘 속엔 깔따구와 실지렁이만 가득하지요.
불특정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표출, 여성우월의 차별적인 사회를 꿈꾸는 메갈의 언어는
그 뻘만큼 조악하고 그 내부의 생태계는 마치 4급수처럼 혼탁합니다.
이런 썩은 물에 붙을 수 있는 것은 실지렁이 뿐입니다.
약자에 대한 혐오와 여성우월의 차별적 사회를 꿈꾸는 메갈의 논리에
마초이즘에 물든 남성들이 동조하기 쉬운 까닭도 그것입니다.
차별적 사회를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은 차별적 사회에서 활기를 띄는 지표종 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메갈을 지지하는 남성들의 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의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메갈을 수용 못하는 남성들을 '쪼잔하다'라고 보는 관점이 그것입니다.
그 이면에는,
여자들이 그럴 수도 있지, 남자가 되서 고작 그 정도 들어준다고 니들이 얼마나 손해를 보냐.
그럴거면 꼬추 떼라는 마초적인 생각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여성을 약자로 보고, 그런 그들의 행동이 사회에 해악을 일으켜 봐야 얼마나 일으키겠냐며
가소롭게 보거나 혹은 과소평가 하는 나이브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이 세상을 여혐이 가득찬 곳으로 보곤 하는데,
가만히 지켜보면 그들 스스로가 성차별, 성추행적 말들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거나
혹은 성차별을 통한 이득을 향유해 온 세대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에겐 여성이 약자일 수밖에 없고,
그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메갈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소시키려 합니다.
그러면서 마치 흑기사가 된 듯한 가부장적 우월감에 빠져듭니다.
그러니 메갈을 지지하는 마약과 같은 맛을 끊기 어렵습니다.
마치 그들의 삶에 면죄부를 주는 것만 같죠. 지은 죄가 사하여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메갈을 공격하는 남성들은,
성차별을 통한 이득을 향유한 적이 없는 세대들이 주축입니다. 이들에게 여성은 약자가 아닙니다.
여자들 또한 또래 남자들이 강자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학창시절, 노력하면 얼마든지 제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서로를 존중합니다. 그만큼 잘못에 책임을 물을 때도 동등한 룰을 적용하고자 합니다.
결국 성평등주의자일 수록 깐깐해집니다.
메갈과 같은 집단이 나타났을 때 여성이란 이유로 봐주는 것이 없습니다.
일베에 맞설 때처럼 잘못된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따지게 됩니다.
감성이 끼어들기엔 그들은 부채가 없습니다. 빚진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이미 젠더권력은 젊은 세대에선 무너져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의 남성성엔 권위를 붙들어 줄만한 경제적 힘이란 것이 없거든요.
하청에 재하청,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가득 채우고,
남녀를 떠나 젊은이들이 취업을 힘들어 하며,
취업을 하더라도 쥐꼬리만한 돈을 벌어 오기에 생계 유지를 위해선 맞벌이를 해야 합니다.
사실 바로 이것이 메갈 탄생의 심리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메갈들이 TV나 드라마를 보며 꿈꿔온 환상과 달리 현실은 팍팍합니다.
노력은 하기 싫고, 이런 현실에선 탈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더이상 한국 남성들의 벌이로는 안정된 삶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희망이 없는 그들은 한남충입니다.
경제력이 낮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혐오가 한남충이란 단어로 표출됩니다.
그리곤 잘생기고 돈 많은 갓양남에 열광합니다.
Girls Do Not Need Prince라곤 하지만 그건 허울 뿐이고,
실제론 왕자를 바라고 구원을 바라는 것이죠.
메갈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성대결의 문제로 해결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함께 힘을 모아 사회를 바꿔나가려 하기 보다는
서로의 쇠사슬 굵기를 겨루는 노예 배틀을 택했습니다.
특정 성을 조리돌림, 이지메를 하며 여기서 얻어지는 상대적 우월감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했습니다.
남성들을 자기보다 아래의 계급으로 부리며 이들이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는 노예가 되주길 바랐습니다.
그러니 더치페이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평등이란 없습니다. 일단 내가 살아야 합니다.
나만 살아야 합니다.
Girls Do Not Need Prince는 이미 개나 줘 버립니다.
그들에게는 돈을 대신 내 줄 왕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남충 들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비루한 삶을 벗어날 수 없으니,
이 분노감을 한국 남자들을 두들기는 것으로 해소합니다.
그리고 갓양남을 기다립니다. 자신을 구원해 줄.
그런데 현실은 마초이즘에 찌든 한남충들이 그들을 돕기 위해 등판합니다.
이게 한국사회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메갈이 생기기도 전부터 이미 전 커뮤니티는 일베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메갈은 일베와 싸웠다기 보다는 일베를 이용한 거지요.
관습과 도덕을 벗어나서 마음껏 배설하고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동을 하더라도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일베를 끌어들인 것입니다.
실제로 이제 일베와 메갈은 서로의 존재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서로를 상대하기 위해 자신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를 공격하는 문화를 함께 공유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있었던게 드러나고 있죠.
메갈을 보호하는 모습에서 드러나는 이들의 이중잣대는 심각합니다.
이는 그들에게 있어 평등보단 불평등에서 얻어지는 과실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고,
남녀과 화합해 뭔가를 바꿔나가는 세상보다는,
편가르기와 증오를 유지하는 것이 그들의 발언권을 높여주리라 생각한 것이겠죠.
결국 메갈의 목적과 페미니스트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합치된 공간에 있었던 것이고요.
이퀄리즘, 성평등주의자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정말 얼척이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는 정말 빠른 속도로 성평등이 이루어진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로 인해 성차별적 관념에 빠진 나이든 세대들과,
성차별이 극히 사라진 젊은 세대들이 한 시대에 공존하며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성차별적 관념들은 결국 나이든 세대와 함께 관짝에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메갈과 페미니스트들은 어쩌면 성차별이 사라진 사회가 더 두려울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
그들의 존재가치가 없어질 테니까.
그러니 관짝을 부셔버리고 싶어하는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