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제가 올린 글이 베오베까지 가는 사태(?)가 발생한것에 대해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 만큼 과학도로써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셨구나, 느꼈습니다 :)
댓글 중에 이러한 현실적인 글을 계속 올려달라는 요청(?)이 있으셔서,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대학원생이 좋을 때 BEST 5 !!!!!! 쁘븜~ (feat, 지극히 개인주의)
1. 학회 with 꽁짜.
-너는 무슨연구하고 있어?
-오 진짜? 나도 그런 비슷한거 하는데, 한번 같이 해볼래?
위와같은 상황이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곳이 바로 학회입니다. 우물안의 개구리를 피하고자 과학도들이 일부러 그런 자리를 만들죠.
때로는 조언자를 얻기 위해서, 때로는 조력자를 얻기 위해서, 때로는 지친 실험실에서의 일상을 탈피하고자, 그렇게 과학도들은 떠납니다.
저는 27살에 비행기를 처음타봤습니다. (이건 모두 비밀로 해주세요. 저도 쫀심이 잇으니까)
비행기는 무조건 부자들만 타는 건 줄 알았어요. (타본적이 없으니까요)
교수님께서 어느 날 부르시더군요. " 너 뉴욕 갈래? ". "네" 그래서 갔습니다.
저는 멘핫흔에서 한국의 과학을 널리 알리고 왔죠. 어메이징을 연발하는데, 방청객 리엑션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투어도 했습니다. 어우. 진짜좋아요. 한인타운에서 먹는 김치찜 맛이란..
2. 많은 학부생들과 친해져요.
이공계 대학원생이 되면 저희 학교같은 경우 자의든 타의든간에 학부생 실헙조교에 참여해야 합니다.
한 반에 30명이라 치면, 4학기면 120명의 학부생들을 알게되죠.
그 중에는 벌써 졸업해서 회사생활하는 아무개군, 의사가 된 아무개양, 애엄마가 된 학생도 있답니다.
가끔 번화가에서 마주치면, 너무나 반갑고 그래요 :)
"조교님 아직도 학교에 계세요? 어머나...." "닥쳐"
3. 저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대학원생이 힘든 이유의 시작은 실험실에 쉬지않고 나와야하기 때문이에요.
왜냐고요? 이 실험을 나 대신 해줄 사람은 없어요. 교수님도 몰라요. 며느리는... 아직 없고요.
제가 만든 가설,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시도는 그 당시 저밖에 몰라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를 대체할 수 없다는게 나를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참 특별하고 의미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4. 많은 분들이 모르는 일을 해요.
우주선을 설계해보셨나요? 빛을 쪼개보셨나요? 양자를 가속하기 위해 고민해보신적 있으신가요?
오직 과학자만이 넘볼 수 있는 세계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 배워서는 꿈도 못꾸죠. 빠르면 어릴 적 부터 꾸준히 교육받아온자 만이 누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어쩌면 과학자들이 슬픈 이유는,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5. 노골적으로 말씀드리면, 저를 천재로 알아준답니다.
헌데 이건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농담으로 들어주세요 :)
부모님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자식자랑이 아닐까 생각해요. 자식농사야 말로 정말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니까요.
(슈퍼맨 어쩌구 프로그램에서 이휘재씨 가족은 정말 슈퍼맨이더군요)
부모님께서 꼭 친구분들과 같이 계시면 저를 부르세요. 인사드리라고. 그러고선 으례 자랑이 시작되죠. 대학 간판이야기, 하는 일 이야기..
부모님이 뿌듯해 하실 때 마다 저는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내가 열심히사는 보람이 있구나 싶은 마음도 들고요.
전에 제가 쓴 글에서 많은 분들이 과학의 어두운면에 너무 젖어계신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니에요.
모든 분야가 다 그렇듯 힘든 부분도 있지만, 넘볼 수 없는 즐거움도 있는 곳이 과학계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수가 과학에 몸담고 있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