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아니구요..
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데.. 매 학기마다 책을 600~ 700만원어치 책을 사는 수서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희망도서를 사는 도서선정위원회를 열었는데..
여긴 꽤 진보(?)적인 분들이 많으신데.. 나이가 좀 있으셔서 메갈리아나 이런 사건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암튼 별로 친하지 않아 평소엔 인사만 하는 사이인데
도서선정위원회를 하다가 한 부장님이 "왜 우리학교는 시사인을 안보는거죠..?" 하시니
다른 부장쌤도 "맞아요. 시사인에 보면 최근 이슈되는 내용들이나 논평같은것도 있어서 학생들과 공유하기 좋을 것 같네요"
이런식으로 얘기가 나오고 교감쌤까지 시사인도 보는게 어떨까요? 라고 하시니
거기서.. 머릿속으론 메갈이 어떻고, 시사인은 건강한 진보잡지가 아니다.. 라는 등의 수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긴 했는데..
참 바보같게도 그냥 "네" 하고 넘기고 말았네요.. ㅠㅠ
그분들도 평소 세월호에 분개하시고 말씀하시는걸 들어보면 꽤나 진보적인 분들이란건 알고 있지만.. 진보내에서도 메갈리아 사태에 대해 설명하려다보니
참 그게 힘들었던거 같습니다..
어차피 이번 2학기엔 예산이 좀 많이 남아서 왠만하면 다 사자는 식으로 진행이 되서.. 더 반대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ㅠㅠ
에고.. 정말 제가 바보같죠?
이제와서 그 부장, 교감쌤 한분한분 찾아뵈면서 이러이러해서 시사인은 보기 힘들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상 힘들거 같고요..
에고.. 그때 딱 짧게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흘려보내듯 대답했던 제 자신이 밉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