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걸음걸이를 시작하면서
행여나 놓을 세라 엄마 손 꼽 잡고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유치원에 갔습니다.
일 년 동안 다니던 유치원을 마치고는
이번에도 엄마 손 꼭 잡고 초등학교로
유치원 아이들이 모두 갔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읍내에서 제일
높아 보이던 중학교에 가는 날에도
엄마 손을 꼭 잡고 갔습니다.
그 때까지는 엄마 손 놓으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아서 시시때때로 언제나
엄마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점점
엄마 손이 멀어진 것 같았습니다.
대학을 마치고 취직시험과
직장을 잡으면서 집에서 나와
독립하여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또 몇 년 후 그러다가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꾸렸습니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아이가 자라서
유치원에 가는 첫 날 아침이었습니다.
갑자기 너무나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엄마가 깜짝 놀라면서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엄마 고마워 엄마 고마워 엄마 고마워
몇 번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를 보내고
아이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갔습니다.
아이였던 때가 엊그제인 같은데
내가 벌써 아이 엄마가 되어
내 아이 유치원에 갔습니다.
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가면서 그 옛날 엄마 손을 생각했습니다.
항상 일 하시느라 손이 까칠했고
까칠한 손이 싫어서 슬그머니 빼던
기억이 지금 나를 몹시 아프게 합니다.
엄마 몰래 뺀다고 생각했지만 아마도
엄마는 내 생각 내 행동을 모두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땐 엄마 손 놓지 않으려고 내가 마구 잡았는데
언제부터 몰래 빼는 손을 엄마가 잡으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내 가정 내 가족만 내 행복만 생각했던 그래서
잊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미안함 고마움 그리움
한동안 소홀했던 엄마에게 반성하는 마음 전합니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엄마만 있으면
가장 행복했던 때가 그리 오래지 않은데
어느 사이 내 생활만을 핑계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시간은 누구에게도 기다려 주지 않는 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았던 일이 아쉽습니다.
엄마께서 나에게 주신 사랑 어머니에게 받은
그 이상으로 자식에게로 사랑을 돌려주렵니다.
엄마에게 배운 것 그중에 가장 귀중한 것이
조건 없고 이유 없는 무한한 사랑입니다.
공부 한다면서 홀로 살던 시절 갑자기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
긴 긴 밤을 다 새면서 전화했던 철부지 시절 기억이 새롭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같은 자리 같은 모습일줄 알았는데
세월 흐르면서 우리를 보는 눈이 많이 흐려지시고
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음식 맛도 다르다 하십니다.
기억력도 점점 나빠지셔서 금방 하신 말씀이나
금방 생각난 것을 다시 기억할 수 없다 하십니다.
이제는 어디든지 가려면 엄마가 내 손을 꼭 잡고
집으로 돌아와 안방에 앉을 때까지 놓지 않습니다.
엄마가 아기가 되고 내가 엄마가 된 것 같다는
철없는 생각을 하며 엄마 손을 꼭잡아드립니다.
길다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길지 않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아기였던 내가 엄마 되고 그렇게 크게 보이던 엄마가 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엄마 우리아기와 내 우리아기를 보호하며 기쁘고 행복하게 해드리렵니다.